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집회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임재희 기자
“헌법이 수호되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싶어서”, “시민들에게 총칼을 겨눈 대통령에 화가 나서”, “앞으로 더 연대하고 싶어서.”
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 시민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를 들며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외쳤다. ‘내란 세력 제압하자’ 등이 적힌 인쇄물부터 직접 적은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등 다양한 손팻말을 흔들었다. 그러면서 200m가량 떨어진 헌법재판소를 향해 “헌재는 윤석열을 8대0으로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7시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집회를 열었다. 전날 밤 9시부터 24시간 이어진 철야 집중행동의 마지막 순서였다. 시민들은 안국역 6번 출구 인근 6차로 150m 구간을 가득 채웠다.
시민들은 지난해 12·3 내란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헌재가 윤 대통령에게 만장일치 파면을 선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낙연(84)씨는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올 때 고개 숙여 국민한테 잘못했다고 사과했어야 하는데, 웃으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며 “국민을 무섭게 보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대통령이 이런 비상계엄을 또 반복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윤 대통령이 파면돼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경기 김포에서 휴가를 내고 왔다는 직장인 이승민(53)씨도 “국회에 군대가 쳐들어갔다는 건, 자신을 막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막으려 했다는 뜻”이라며 “대화와 타협 없이 자기 의사만 관철하려 한 (윤 대통령은) 재발 우려 때문에라도 꼭 파면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4·3항쟁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4월의 시민들은 차별·혐오와 작별하기 위해 윤 대통령을 파면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경진 제주 4·3 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내란 세력은 계엄 문건에서 제주 4·3을 ‘제주 폭동’이라 하고, 극우 세력은 (제주 4·3항쟁의 상징인) 동백 배지를 공산당 배지라 하는데 이들이야말로 폭동 세력”이라며 “백골단 같은 폭력배 준동이 서울서부지법을 침탈하기에 이르고, 헌법재판소 등 곳곳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에서 왔다는 전우란씨는 무대에서 “2주 뒤 세월호 참사 11주기가 다가오는데, 이 사회는 왜 이렇게 느린 걸까 힘든 시간이기도 했다”며 “한 번 더 미래를 꿈꿔보자고, 다가올 봄에 우리가 승리하는 경험을 공유하자고 말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2일 저녁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집회 참가자가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들고 있다. 임재희 기자
시민들에게 윤 대통령 파면은 사회 개혁을 위한 시작이기도 했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 파면은 새로운 시작에 불과해 그 뒤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1위인 세상을 바꾸고, 서민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세력 청산과 사회 대개혁으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행진 없이 24시간 이어진 철야 집중 행동을 마무리했다. 주최 쪽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접촉을 피해달라며, 해산할 때도 탄핵 반대 집회와 가까운 안국역 대신 광화문역 등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철야 농성은 3일 저녁 7시부터 이튿날 헌재의 탄핵 선고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