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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사료값 벌다 뛰쳐나온 전국 집사 노동조합’, ‘내란성 불면증 피해자 연대’, ‘집회 오느라 집이 난장판 된 1인 가구 모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체포, 구속, 파면을 촉구하는 4개월간의 집회에서 ‘깃발’은 광장의 상징이 됐다. 시민 누구나 발언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와 정체성을 고백하는 집회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깃발은 응원봉과 함께 자기 개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자리잡았다. 소속 단체가 없어도, 혼자 집회에 나왔어도, ‘고양이로 힐링하는 극내향인 협회’,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 ‘시즌 중에만 빡치고 싶은 야구팬 협회’ 등 재치있는 깃발을 보며, 광장에 나온 참여자들은 모두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이라는 유대감을 느꼈다.

지난달 2일 개설된 ‘깃발들’이라는 이름의 누리집은 광장에 나온 수많은 깃발을 수집해 정리하고 있다. 혐오표현이 들어있는 깃발, 계엄령 선포에 찬성하는 깃발 등은 제외한다는 규칙에 따라 시민들의 제보로 3일까지 모두 630개의 깃발이 모였다.

이 누리집을 기획한 디자이너 최중원(38)씨는 한겨레에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던 날 직접 만든 깃발을 들고 여의도에 나가 있었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깃발에 담아 휘두르는 모습이 디자이너인 저한테 특히 재미있게 여겨졌다. 탄핵 이후 깃발이 집에 고이 모셔지기 전에 빨리 아카이빙 누리집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리집에 모인 깃발들을 보며 깃발에서 언급되는 작품, 주제, 목소리의 다양성에 놀랐다”며 “탄핵을 촉구하는 같은 입장을 가지고 모였지만 깃발을 통해 또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장에서 시작돼 누리집에서 여전히 펄럭이는 다양한 ‘깃발들 ’을 소개한다 .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익명의 수공예가’)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박하차’)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식혜’, ‘들콩’)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고푼푼’)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게임오타쿠 연합’)

누리집 ‘깃발들’에 전시된 깃발은 풍자·재치 외에도 내란의 충격과 시대를 향한 경고를 품고 있다. ‘작업하다 뛰쳐나온 수공예가 연맹-지금 작업이나 할 때가 아니다’, ‘제발 취업 좀 하자-취준 때려치고 나온 취준생 모임’, ‘퇴근하고도 올 수밖에 없다’, ‘빨리 탄핵했으면 급하게 이런 거 안 만들어도 됐잖아’, ‘게임하다 머리채 잡혀 나온 게임오타쿠 연합’, ‘사랑하는 우리 가좍(가족)!! 일상 지킴이’, ‘죽음을 각오하고 기어 나온 화장실 쿨타임 짧은 개인’, ‘올해 고난은 입시로 족하다-고3’ 등의 깃발에는 시민들이 광장에 뛰쳐나올 수밖에 없던 마음과 내란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오락가락도락이다’)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12월3일 생일자’)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동물들’)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KN’)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휴론’, ‘검지’)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정다울’)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한 ‘깃발들’도 있다. ‘더 정신없어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연합’, ‘전국 12월3일 생일자 연합’, ‘소 돼지 닭 물살이와 함께 살고 싶은 동물들’, ‘당신 옆의 트랜스젠더’, ‘너무 생각이 많은 좌파’, ‘주 7일 배송이 필요 없는 소비자 모임’, ‘개빡친 퀴어’, ‘결혼 강요 듣기 싫은 비혼 여성’ 등은 깃발을 들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마차살’)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피의 나나미단 한국지부’)

누리집 ‘깃발들’ 갈무리. (깃발 제작자: ‘BAEKO’)

연합, 협회, 모임은 아니지만 다짐과 연대의 문구를 담은 깃발들도 펄럭인다. 서로 다른 시민들이 만든 각각의 깃발은 마치 한 문장처럼 이어진다. ‘하지만 시대가 우리를 부르잖아’, ‘우리는 서로를 구한다’, ‘우리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 ‘딱 기다려 이기고 돌아갈게’, ‘우린 이 세상에 새 바람을 일으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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