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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사의 강압수사 논란, 진실은?


" 본격적인 조사는 학력 위조에 관한 것부터였다. 윤석열 검사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고,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했다. ‘변양균이 권력을 이용해서 널 이용한 것’이라고 이간질하며 ‘이렇게 비협조적이면 평생 감방에서 썩게 하겠다’고 했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의자에 앉은 채로 오줌을 쌌다, "
학력 위조, 고위 관료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53)씨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된 뒤 『4001』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발간했다. 발간 시점이던 201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뒤 빠른 속도로 세인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 회고록은, 그러나 이후 한 인물의 부상과 더불어 심심치 않게 재인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신정아씨가 2011년 출간한 회고록의 표지. 윤석열 검사로부터 강압적 수사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때때로 재인용된다. 중앙포토

윤 대통령은 ‘신정아 사건’ 때나 회고록 발간 무렵만 해도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얻고, 문재인 정권 들어 승승장구하면서 유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힘이 강해질 때마다 그의 반대 세력은 신씨의 회고록을 펄럭이며 딴지를 걸고자 했다. 바로 서두에 인용한 저 대목 때문이다.

신씨 회고록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여지없이 재등장해 윤 대통령의 무지막지한 ‘천성’에 대한 입증 자료나 되는 것처럼 널리 회자했다. 그런데 의심의 여지 없는 진실처럼 인식돼 온 저 내용은 과연 사실일까.

검사들, ‘사랑’을 논하다 " 사랑이라고? 그게 어떻게 사랑이었겠어? " " 아니, 다들 두 사람이 주고받은 e메일 봤잖아. 그거 보면 서로 사랑했다고 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 윤석열 검사를 비롯한 검사들 사이에서 가벼운 논쟁이 벌어졌다. 주제는 그들이 수사 중이던 신씨와 그 고위 관료 간 관계의 성격이었다. 사랑이었느냐, 일방적 이용이었느냐는 게 논점이었다.

" 그럼, 우리 재미 삼아 투표 한번 해볼까? " 어느 검사의 제안에 따라 그들은 즉석에서 투표용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신정아 사건은 가볍게 시작됐다. 2007년 7월 광주 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내정된 ‘동국대 교수’ 신씨가 사실은 ‘고졸’ 학력 보유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게 발단이었다. 개인 스캔들 정도로 끝날 것 같던 그 사건이 커진 건 신씨 배후의 인물, 즉 변양균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존재가 드러나면서다. 사건은 빠르게 권력형 비리의 외양을 띠기 시작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으로 출석하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신정아씨, 중앙포토
서울서부지검에서 소소하게 진행되던 수사가 대검 중수부 검사들의 대거 투입을 통해 대규모로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검사만 13명에 달했던 그 수사팀에는 윤석열 검사뿐 아니라 문무일(전 검찰총장), 문찬석(전 광주지검장), 윤대진(전 수원지검장) 등 내로라하는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김오수(전 검찰총장) 당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도 그들과 함께 수사했다.

수사의 초점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거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노무현 정권 실세 변 실장이 직위와 권한을 악용해 신씨를 지원해 줬느냐의 여부였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은 두 사람 사이의 ‘금지된 사랑’에 모였다. 특히 e메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은밀한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관심은 배가됐다. 그건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호사가들이 칭한 대로 신씨가 ‘꽃뱀’일 뿐이었던 걸까.

훗날 무려 3명의 검찰총장을 배출한 '명문 수사팀', 그날 수사팀 내부의 투표 결과는 어땠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8353

“신정아 오줌? 말도 안 돼!”…‘반윤 검사’가 尹을 비호했다 세간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수사팀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신씨가 윤 검사의 ‘강압 수사’가 있었던 것으로 지목한 시점은 바로 그 무렵이었다. 신씨 회고록을 조금 더 살펴보자.

" 남에게 그렇게 혼나본 적은 평생 처음이었다. 두통약을 먹은 나는 정신을 놓아버렸다. 당연히 발부될 줄 알았던 영장이 기각되자 윤 검사는 ‘미쳤다’고 했다. 윤 검사는 ‘다음번에 처넣을 테니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했다. 검찰 조사를 겪으며 왜 분노와 수치심으로 살인 사건이 나는지, 자살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 구속되면서 자살 시도조차 어려워졌다. 수치와 고통으로 차라리 사형선고가 나길 바랐다. "
이런 주장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2019년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진위 여부를 추궁하자 “신정아씨 수사 과정에서 어떠한 강압수사도 없었다. 여느 수사와 마찬가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절차를 지켜 수사했다”고 반박했다.
2019년 7월 8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장에서 자신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기자

누구의 주장이 맞을까. 일단 신씨의 편에 서서 이 대목의 진위를 따져보자. 서두에도 잠시 언급했듯 수사 시점인 2007년은 물론이고 회고록이 출간된 2011년에도 윤 대통령은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물론 대검 중수2과장(부장검사)이 되면서 법조계에선 제법 이름을 날렸지만, 일반인에게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굳이 신씨가 대중적으로 유명하지도 않았던 윤 검사를 콕 집어서 사실을 왜곡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이는 윤 대통령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서울서부지검에서 그와 함께 신정아 사건을 수사했던 한 전직 검사는 최근 더중앙플러스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아니야. 신씨 주장은 전혀 말이 안 돼. "
이 주장이 눈길을 끄는 건 이 이야기를 한 전직 검사가 이른바 '친윤 검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그의 반대편에 자주 섰던 인사다. 윤 대통령을 비판할 위치에 있던 그가 오히려 비호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조사실 전말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8353

전문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있어요 사랑일까, 아닐까? 검사들의 신정아 투표 결과는?
검찰총장 세 명 배출한 ‘명문 수사팀’
“미쳤네. 다음번에 처넣을 테니 너무 좋아하지 마!”
“신정아 오줌? 말도 안 돼”…그 반윤 검사가 윤 비호한 이유는?
“윤석열과 변양균? 갈등 컸어”…그랬던 그들, 15년 뒤 극적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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