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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최대풍속 초속 35m 강풍에
의성 산불 끄던 진화대원도 대피
서산-영덕고속도로 전면 차단
울주·의성·하동도 특별재난지역
24일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경북소방본부 119산불특수대응단원들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21일 시작된 영남지방 대형 산불이 발생 나흘째인 24일에도 확산했다. 진화헬기와 소방차, 진화대원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했지만 강풍과 짙은 연기에 막혀 큰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순간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풍이 몰아친 의성 산불은 안동시로 번졌고, 산청 산불은 하동군까지 위협하고 있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산불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군, 경북 의성군, 울산 울주군 산불은 이날도 계속 확산했다.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산청 85%, 의성 60%, 울산 울주 83%다. 특히 의성 산불은 낮 한때 진화율이 71%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강풍이 몰아치며 다시 떨어졌다.

급기야 오후 4시 10분쯤 의성군과의 경계인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도 불길이 옮겨붙었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은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강풍에 올라탄 화마는 결국 저지선을 뚫었다. 바람이 워낙 강해 진화에 투입한 헬기 60대 중 소형 헬기 일부는 이륙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 산불의 경우 오후 6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이 8,490㏊로 늘어 2022년 울진·삼척 산불 이후 최대 규모가 됐다. 총 화선은 164㎞이고, 66.4㎞에 걸쳐 진화를 하고 있다.

화선이 커지면서 산불영향구역 주민은 물론 진화대원에게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의성군은 이날 오후 2시 34분쯤 "현재 산 속에 있는 진화대원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안동시도 길안면, 남선면, 임하면 일대 주민들에게 인근 실내체육관이나 마을회관, 학교 등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지난 22일 낮 발화한 울주 산불도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 농막작업 용접 불꽃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산불영향구역은 404㏊, 총 화선은 16.1㎞로 집계된다. 울주 주민 185명이 온양읍사무소 등으로 대피 중이다.

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한 산청 산불도 이날까지 불길을 잡지 못했다. 산불영향구역은 1,553㏊에 총 화선은 53㎞이고, 8㎞를 진화 중이다. 산청 산불은 인접한 하동군 옥종면까지 번져 산불로 대피한 주민이 전날 저녁(589명)보다 2배 많은 1,143명으로 늘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화헬기 및 진화 인력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주불 진화와 인명·민가 피해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24일 오후 산등성이를 타고 하동군 옥종면으로 확산하자 산림 당국이 헬기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산청=뉴시스


산불 영향으로 서산-영덕고속도로 차단과 통행 재개도 반복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IC-동안동IC구간을 전면 차단한 데 이어 3시 35분부터는 영덕까지 통제 구간을 확대했다.

영남 산불이 연일 커지자 정부는 먼저 지정한 산청군에 이어 이날 울주군, 의성군, 하동군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탄핵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의성군 안평면 산불 현장 지휘소를 방문해 현황을 보고 받고 "산불 진화를 위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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