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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기업 디엠에스(DMS)가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 박용석 전(前) 대표 개인 회사와의 불투명한 거래가 문제가 됐는데, 시장에선 박 전 대표가 이를 통해 지분 증여와 상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디엠에스 홈페이지 캡처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엠에스는 2024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 의견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21일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게 될 경우 즉시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실질 심사 대상이 된다.

디엠에스의 감사인 동성회계법인은 의결 거절 사유로 박 전 대표, 그리고 두 자녀인 박현지씨와 박현서씨가 100% 보유하고 있는 정본메디컬(옛 정본글로벌)을 꼽았다. 동성회계법인은 “정본메디컬과의 거래에 대해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정상적인 거래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제공하지 못했으며, 해당 거래의 실질·경제적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디엠에스가 수행한 회계처리에 대해 회사의 회계정책과 그 회계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디엠에스가 정본메디컬과 거래 내역 등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감사는 디엠에스가 감사인 지정제도에서 풀려나 외부감사인이 서현회계법인에서 동성회계법인으로 바뀐 첫해였다. 감사계약내역을 보면 감사 시간은 기존 1800시간에서 2300시간으로, 보수는 1억7000만원에서 2억7600만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정본메디컬은 박 전 대표가 2022년 2월 자본금 1억원을 들여 설립한 업체다. 박 전 대표가 83.3%, 두 자녀가 각각 8.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본메디컬은 2022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2년간 디엠에스와의 거래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80억원 이상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에도 18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디엠에스는 의료기기 제조 계열사인 비올의 100% 자회사 레본슨도 2023년 약 40억원에 정본메디컬에 넘기기도 했다. 정본메디컬은 레본슨과 합병 후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와 두 딸은 정본메디컬을 통해 디엠에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정본메디컬은 디엠에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율을 올해 1월 1일 기준 8.02%까지 높였다. 박 전 대표의 두 자녀도 정본메디컬을 통해 DMS 지분을 우회적으로 보유하게 됐고, 향후 승계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의 지분율은 20.65%다.

디엠에스 소액주주들은 디엠에스가 정본메디컬에 고의로 일감을 몰아주고, 정본메디컬이 창출한 현금으로 박 의장이 디엠에스 주식을 매수해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를 통해 핵심 회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지배력을 확대한 뒤 비상장사 지분을 넘겨주는 형태는 오너(사주)가 빈번하게 활용하는 승계 방식으로, 상장사 주식 증여 대비 절세가 가능하다”면서 “상속세가 증여세가 높은 한국에서 이런 상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디엠에스의 이의신청 기한은 다음 달 11일까지다. 디엠에스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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