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2년째 가동하고 있는 비상진료체계가 올해도 계속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적자액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2월부터 가동 중인 비상진료체계를 올해 말까지 유지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적자액은 1조 7천억 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상진료체계는 보건의료 위기 시 중증·응급환자 진료 등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이용해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제도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 의대 2천 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후 전공의가 집단 사직하는 등 의정 갈등이 본격화하자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 최상위 단계인 '심각'을 발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일부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한시적으로 인상하고 수련병원에 건보 급여를 선지급하는 등 매달 2천억 원 안팎의 건보 재정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상진료 건강보험 수가 한시 인상에 투입한 건보 재정은 1조 4천157억 원으로 응급진료체계 유지 지원과 경증환자 회송지원, 중증·응급 입원진료 지원, 일반 입원진료 지원 등에 활용했습니다.
또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경영난에 처한 수련병원에 지난해 7월에서 9월까지 대출 개념으로 지급한 건보 급여비 선지급 금액은 모두 1조 4천844억 원이며 각 수련병원은 선지급 받은 급여비를 올해 4월부터 상환해야 합니다.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지난해 12월까지 가동했다면 건보 재정은 2026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엔 누적 준비금이 소진됩니다.
비상진료체계를 올해 말까지 가동하더라도 건보 재정 적자 시점과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각각 2026년과 2030년이지만, 비상진료체계를 지난해 종료했을 경우보다 향후 누적 적자액은 1조 7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