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증가→대기 항력 감소
→잔해 증가 케슬러 신드롬 발생
→이용 가능한 우주 공간 좁아져
2100년 위성 수용 역량 66% '뚝'
→잔해 증가 케슬러 신드롬 발생
→이용 가능한 우주 공간 좁아져
2100년 위성 수용 역량 66% '뚝'
2020년 4월 헝가리 노그라드주 상공 밤하늘 사진에 스타링크 위성들 궤적이 나타나 있다. EPA연합뉴스
지구온난화가 인공위성 운영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상층 대기에서 저궤도 인공위성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줄기 때문이다. 이는 위성을 활용한 기상·기후 예측과 내비게이션은 물론, 차세대 6세대(6G) 통신 활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주 공간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영국 버밍엄대 공동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저궤도 인공위성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논문을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가능성)’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수록 열권(고도 85~600㎞)을 비롯한 지구 상층 대기가 축소된다. 온실가스 영향으로 적외선 복사가 우주로 반사돼 냉각 및 수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최근 미국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 운영이 많아 가장 혼잡한 고도 500-800km와 겹친다.
온실가스로 인한 열권 수축은 우주 쓰레기 처리도 방해하게 된다. 상층 대기의 수축으로 밀도가 감소하면, 대기의 밀어내는 힘인 항력도 줄어들면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우주 쓰레기 잔해를 궤도에서 배출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소형 위성의 경우 자체 추진체가 없어 대기 항력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처리 방법이다.
이는 위성을 충돌 없이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대기의 ‘위성 수용 역량’을 축소시킨다. 다 쓴 위성을 궤도에서 빼내고 새 위성을 올릴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의 열권 및 전리층 확장 전지구 기후모델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100년까지 고도 200~1,000㎞ 대기의 위성 수용 역량은 2000년에 비해 50~6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수용 불가능한 위성 수는 2,500만~4,000만 개에 달한다는 게 연구진의 추정이다.
이처럼 이용 가능한 우주 공간은 좁아지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통신을 둘러싼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인 미국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통신 사업을 위해 5,445개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고, 중국 역시 1만 개가 넘는 위성 발사를 준비 중이다. 연구진은 “온실가스의 영향이 계속된다면 위성 간 충돌이 늘어 우주 잔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케슬러 신드롬’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지속가능한 궤도 공간 운영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