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안 서둘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10일 워싱턴디시(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 관세 부과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정부가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미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서학개미’들의 투자 손실도 빠르게 확대되는 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미 경제 정책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으며 통화 정책 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학 개미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 주식 상위 20개 종목의 순매수 총액은 31억2008만달러(약 4조5000억원)다. 이들 종목 중 절반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특정 증권사 고객이 보유한 계좌 수익률 기준)은 모두 마이너스다.
20개 종목 중 순매수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디렉션 데일리 테슬라 2배 상장지수펀드(ETF)’다.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최근 한 달 순매수액은 7억8500만달러(1조1355억원)다. 이 종목을 최근 한 달 새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30.79%다. ‘2배 이더리움 ETF’도 손실이 매우 크다. 평균 수익률이 -47.88%에 이른다. ‘그래닛셰어즈 2배 코인 ETF’(-39.95%), ‘일드맥스 코인 옵션 인컴 스트레티지 ETF’(-30.96%), ‘일드맥스 엠에스티알(MSTR) 옵션 인컴 전략 ETF’(-28.42%) 등에 돈을 넣은 서학개미들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수익을 거둔 종목도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수익률은 20%에 육박한다.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SRS 1 ETF’(19.72%), 구글 운영사인 ‘알파벳’(18.67%) 등도 고수익을 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손실 급증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무역 대상국을 상대로 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기 흐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경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또 다른 축인 미 연방준비제도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한 포럼 연설에서 “신호와 잡음을 분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시장(페드워치 기준)에선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