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974년생 오리온 초코파이, 세계 60여국 누적매출 8조원
작년 '역대 최대' 40억개 이상 팔려…"해외서도 '소울푸드'로"


[KBS 2TV '태양의 후예'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유진 인턴기자 = 2007년 치매노인 '미스타 리'는 자나 깨나 '이것'만 찾더니 죽기 전날에도 이웃의 집집마다 '이것'을 남겨놓았다. (MBC TV 드라마 '고맙습니다')

2016년 육군 특전사 유시진 대위는 북한군 안정준 상위의 손에 '이것'을 쥐여주며 "작별선물이다. 맛있는 것이니 아껴먹기 바란다"고 말했다.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것'은 2024년 한해 지구촌에서 40억개 이상 팔렸다. 역대 최대. 판매 금액으로는 5천800억원이다.

오리온 대표 제품 '초코파이情(정)'이다. 1974년 태어나 올해 51살이다.

출시 초기 초코파이
[오리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으로 코팅된 과자'서 출발
1970년대 초 한국식품공업협회 주관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우연히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으로 코팅된 과자를 맛보게 된다.

이 디저트에서 착안해 약 2년간의 실험과 실패를 거쳐 비로소 1974년 4월 등장한 것이 바로 오늘날 모두가 아는 초코파이다.

부드러운 빵 사이에 쫀득한 마시멜로를 넣고 달콤한 초콜릿으로 코팅된 초코파이.

그런데 초코파이를 한 입 먹었을 때 빵 혹은 케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촉촉한 식감을 제공하는 부분은 빵이 아니라 사실 비스킷이다.

딱딱한 비스킷이 시간이 지나면서 마시멜로의 수분을 흡수해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초코파이는 처음 출시됐을 때 소비자들에게 '세상에 이런 과자도 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1974년 출시 가격은 50원. 당시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150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고급 과자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출시 첫해부터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1996년 12월 월매출 53억원을 달성해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단일 제품 월매출 5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썼다.

현재 초코파이 한개당 판매 가격은 편의점 기준 450원이다. 출시 가격 대비 9배 오른 셈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새우깡 등 스낵 제품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지만 오리온 관계자는 9일 "초코파이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2007년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
[MBC '고맙습니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극중 '미스타 리'(신구 분) 옆에 초코파이가 쌓여 있다.


제사상에도 초코파이…외국인 입맛 사로잡아
오리온에 따르면 50년간 초코파이의 누적 판매량은 500억개 이상이고, 누적 매출은 8조원을 넘는다. 이중 해외 매출이 5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약 67%를 차지한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인도에 각각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 현재 세계 60여 개국에서 초코파이 24종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하오리요우'(好麗友) 파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오리요우'는 '좋은 친구'라는 의미로 중국인들에게 좋은 친구로 다가서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포장지에 한국 초코파이의 '정'(情) 대신 '인'(仁)을 넣었다. 공자 사상의 핵심 가치인 '인'을 강조해 중국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초코파이를 제사상에 올리는 베트남
[오리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베트남에서는 현지 파이 시장점유율 1위의 '국민 간식'이 됐다. 명절 선물, 결혼 답례품으로 인기인 가운데 심지어 제사상에도 오르고 있다.

러시아에선 '한국은 몰라도 초코파이는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작년에만 16억개가 팔려나갔다. 시골 별장에서 직접 키운 베리류를 잼으로 만들어 먹는 현지 문화에서 착안해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망고 등 잼이 들어간 초코파이가 출시돼 국민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2011년에는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차를 마시며 초코파이를 함께 먹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대통령도 즐기는 간식'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지 해외 누리꾼들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코파이를 먹어보는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도 해외 테니스 선수들에게 초코파이를 소개했는데, 러시아 선수 카렌 카차노프는 "초코파이는 학창 시절에 수업 중간중간에 많이 먹었다"며 반가워했다. 또 불가리아 선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는 "불가리아에서도 (초코파이를) 파는 걸 봤다"고 말했다.

[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K드라마도 거들어…방송 후 매출 껑충 뛰기도
세계인이 사랑하는 K드라마도 초코파이 인기를 부채질했다. 특히 군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는 단골손님이다.

2000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는 남북 군인들이 초코파이를 나눠먹으며 비밀스러운 친교를 다지는 장면이 나온다. tvN 군대 시트콤 '푸른거탑'에선 무교였던 이등병 이용주가 초코파이를 더 받기 위해 갑자기 천주교 신자인 척하는 장면을 통해 군대에서 초코파이의 엄청난 위상을 조명했다.

['오리온'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2016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는 남북 군인이 손잡고 벌이는 작전에서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했다. 당시 오리온은 공식 페이스북에 "역시 초코파이는 정이지 말입니다. 간접광고(PPL) 안했는데 뜻밖의 초코파이 정(情)"이란 글을 올리며 '공짜 글로벌 광고'에 환호했다.

그런가 하면 2007년 MBC TV 드라마 '고맙습니다'가 방송될 때는 극중 '미스타 리'(신구 분)의 초코파이 사랑 덕에 방송 기간 초코파이 매출액이 그 이전보다 40% 가까이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KBS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초코파이
[KBS 2TV '태양의 후예'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사업을 한 지도 벌써 20~30년이 돼가는 만큼 해외에서도 어릴 적부터 초코파이에 대한 추억을 쌓아온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 개개인마다의 추억과 스토리를 통해 초코파이가 해외에서도 '소울 푸드'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초코파이는 초콜릿, 비스킷, 캔디 기술이 융합된 오리온 제과기술의 집약체"라며 "오리온 초코파이만의 정서적 가치까지 전 세계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앞으로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65 尹탄핵심판 이번주 선고 가능성…경찰, 헌재 앞 주유소 폐쇄 추진 랭크뉴스 2025.03.09
46164 "외국인 단체 관광객 다 어디갔나 했더니"…여기로 몰렸다 [똑똑! 스마슈머] 랭크뉴스 2025.03.09
46163 정규직 700명 뽑는다… '8조 흑자' 공기업의 '통 큰 채용' 랭크뉴스 2025.03.09
46162 화들짝 놀란 '찬탄' 오늘 10만명 광화문 운집 예고…"서울도심 교통 마비 우려" 랭크뉴스 2025.03.09
46161 용산 "尹대통령, 외부활동 자제…겸허하게 헌재 선고 기다릴 것" 랭크뉴스 2025.03.09
46160 신한·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 임박··· ‘혜자 카드’ 더 줄어들까[경제뭔데] 랭크뉴스 2025.03.09
46159 5억에 강남 직행 초역세권 신축 입성? 여긴 어디 [헬로홈즈] 랭크뉴스 2025.03.09
46158 尹 "구치소서 많은 것 배웠다"…관저 돌아와 김여사와 김치찌개 식사 [입장 전문] 랭크뉴스 2025.03.09
46157 "尹 직무 복귀!" 지지자들 '계몽 영화' 결말에 기쁨의 눈물 랭크뉴스 2025.03.09
46156 여 "늦었지만 환영"‥야 "내란 수괴에게 충성" 랭크뉴스 2025.03.09
46155 “마트에서 보이면 꼭 사세요”…암 발생 위험 11% 낮춰준다는 ‘이것’ 랭크뉴스 2025.03.09
46154 틱톡 쓰는 이유…이용자 49% "시간 때우려고·습관적으로" 랭크뉴스 2025.03.09
46153 강남 고속터미널에 출동한 단속반, 상인들에게 “임차인 본인 맞나요”… 왜 이런 일이? 랭크뉴스 2025.03.09
46152 AI로 다시 본 아내 얼굴…93세 참전용사 울컥 [영상] 랭크뉴스 2025.03.09
46151 尹 석방에 언급된 절차 문제…‘내란 재판’ 전선 넓어지나 [안현덕 기자의 LawStory] 랭크뉴스 2025.03.09
46150 [르포] “AI 아바타가 주문 받고 레일로 상품 수령”… 2030 사로잡은 무인점포 ‘GGLS’ 가보니 랭크뉴스 2025.03.09
» »»»»» [샷!] '태양의 후예'도 거들었지…500억개 팔린 K푸드 랭크뉴스 2025.03.09
46148 “카드사·홈플러스 믿었는데” 증권사서 복잡한 금융상품 수천억 사들인 개인들 랭크뉴스 2025.03.09
46147 10살 아들에게 술주정하며 2시간 잠못자게 한 엄마 징역형 집유 랭크뉴스 2025.03.09
46146 “여자애 귀가 이래서 어쩌냐” 부모 걱정이 키운 딸의 공포 [.txt] 랭크뉴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