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후후월드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회담 후 백악관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정신분열증이 있어서 불안하다.” (2016년 10월, 미국 대선 직전)

“트럼프의 재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복귀이다.” (2025년 1월 7일,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이 상반된 평가는 모두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69, 사우스캐롤라이나) 한 사람의 발언이다. 그는 대표적인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되지만, 특정 의제에 관해 서슴없이 트럼프를 공격하는 행보때문에 그를 ‘반 트럼프’ 인사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다. 지지했다가, 공격했다가, 이런 종잡을 수 없는 그의 행보로 인해 “정신이 아찔하다(블룸버그)”는 평이 나올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 2월 9일(현지시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관람한 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린지 그레이엄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트럼프의 골프 파트너면서 저격수

트럼프와 그레이엄,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 주자로 맞붙으면서 시작됐다. 그레이엄은 낮은 지지율로 초반에 사퇴했는데,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에서도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당선되자 돌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2020년 대선에선 트럼프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직후 부정선거를 주장하자 “48시간 이내로 그 증거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며 옹호하는 등 노골적인 친 트럼프 행보를 보여줬다. 그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은 트럼프를 홍보하고 칭찬하는 글로 가득하다. 그가 평소 트럼프와 골프도 자주 치고 편하게 전화 통화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동시에 민감한 정치적 의제에 관해서는 대부분 트럼프에게 반대 입장을 내면서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국회의사당 폭동사태 당시 그레이엄은 “이제 끝났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고 2022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천재’라고 하자 “그건 실수다. 푸틴은 천재가 아니라 전범”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반대하자 “러시아의 재침공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자동으로 촉발될 수 있다”면서 정반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3월 1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지지, 정치적 이유”

미국 주류 언론들은 그레이엄이 정치적 입지 때문에 견해가 다른 트럼프를 지지하는 척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레이엄이 나고 자란 곳이자 주 하원의원부터 연방 상원의원까지 정치인생 전부를 보내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이다. 이 지역의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윈스롭 대학의 스콧 허프만 박사는 CNN에 “그레이엄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동조할수록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본인도 2019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2월 28일에 백악관에서 만나 충돌한 것 관련, 트럼프에겐 “이보다 더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다”고 했고 젤렌스키에게는 “무례했다”고 지난 1일 엑스를 통해 말했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그는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불확실해지자 과거에 지지했던 것에서 입장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그레이엄은 9번이나 우크라이나를 찾았고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강력히 지지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친 우크라이나 인물로 분류돼 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410 중국 전역서 ‘미키17’ 개봉…한한령 완화 기대감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9 사법농단 수사했던 尹 “구속됐던 양승태·임종헌 생각 많이 났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8 태양광 에너지 저장시설 화재…대응 1단계 진화 중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7 ‘잠·삼·대·청 토허제 해제’ 후폭풍 진화 나선 서울시 “실거래가 큰 변화없어”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6 ‘미키17’ 중국 상영에 ‘한한령 해제’ 기대감···현지서는 “글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5 김문수 ‘열탕’·오세훈 ‘온탕’·한동훈은···윤 석방에 반응 엇갈린 여권 대선주자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4 고객 몰리는데 우유·라면 매대 '텅텅'…홈플 불안 여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3 테슬라 매장에 화염병·소총까지…머스크 향한 반감 폭력사태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2 반탄 "탄핵 땐 헌재 날릴 것" 찬탄 "기각 땐 제2 계엄 우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1 일본, 계속되는 트럼프 방위 압박에 답답… "의도 모르지만 설명할 수밖에"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0 주주 관여 90% 이상이 소액주주… “단기 이익에 집중돼 우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9 '고통 없이 얻는 것 없다'…트럼프 메시지 미묘한 기류 변화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8 尹측 "공수처, 경찰 영장 청구는 위법" 주장에‥공수처 "적법한 절차"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7 법원 결정 엇갈릴 때마다 탄핵정국 요동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6 홈플러스 납품 속속 재개…일부업체는 “정산 주기 줄이거나 선입금해야 납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5 관세 추가 유예, 머스크 한계 설정… ‘속도전’ 트럼프, 현실과 타협?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4 "수하들 갇혔는데 우두머리만 나오나" … 尹 석방에 시민단체 총집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3 “공수처, 불법 영장 청구” 윤 측 주장 따져보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2 전투기 오폭 피해물 129개…민간인 부상자 19명으로 늘어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1 尹 석방에 野 '심우정 탄핵' 초강수... 與, '헌재 흔들기' 맞불 new 랭크뉴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