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파행 후 미국 정권 교체 언급
야당 지도자들 "평화가 먼저" 한 목소리
야당 지도자들 "평화가 먼저" 한 목소리
6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와 접촉해 대선 실시가 가능한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정상회담이 파행된 뒤 정권 교체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젤렌스키의 정적마저 "트럼프 측에 전쟁 중 대선은 불가하다고 말했다"며 정권 교체설을 일축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최근 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인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와 회동했다"고 전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젤렌스키가 선출된 2019년 대선에서 대결했던 인물이다. 측근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적인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이끄는 유럽연대당 고위인사들도 만났다.
트럼프 측근들은 우크라이나 야당 인사들에게 대통령 선거를 개최할 수 있는지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종료됐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후임자 선출을 위한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서둘러 종전협정을 체결하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를 향해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며 집권 정당성에 흠집을 냈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나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협상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는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를 이끈다면 전쟁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권교체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당 정치인들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선거는 무리라며 선을 그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의로운 평화를 보장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선거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트럼프 측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도 "전쟁 중 선거를 치르는 것에 항상 반대해왔다"며 "선거는 평화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만 실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