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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에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속된 말로 ‘나는 엿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신촌의 한 모임공간에서 열린 '대학생 시국포럼-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등 정국 현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현장에는 대학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고동진·김소희·박정훈·우재준·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함께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계엄이라는 앞으로 어쩌면 100년 동안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걸 함께 겪은 동지애를 가진 세대”라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여당 대표 지냈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 겪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했는데 저는 자유민주주의를 계엄이 파괴한 것이라 생각해서 저지했다”며 “(특정한) 진영의 해악이나 효용을 배제하고 (다른) 진영의 자유를 지킨다는 식의 자유라면 우리 헌법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만약 그날 계엄 해제가 안 됐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군과 충돌하고 유혈 사태가 났을 것”이라며 “일단 그거 막자는 생각이 먼저였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 제가 힘들어졌는데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며 "그걸 담담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하며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이른바 ‘K-엔비디아 지분 30% 국민 공유’ 발언에 대해 “화천대유를 만들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식(이 대표의 K-엔비디아 생각)으로, 정치가 단순 무식한 논리로 AI 혁명을 향해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전력망을 만들어 충분히 공급하고, 세제를 지원해 개인의 선택과 역량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이 대표가 근래 당 지도부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벌써 대통령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대표가 지난해 비명계와 검찰이 짜고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벌써부터 계엄령을 하신다. 색출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저런 분이 대한민국을 이끌었을 때 정말 위험한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법무부장관으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직접 요청한 바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사전투표 폐지’ 논란에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에 이재명 대표의 3심이 확정되면 사전투표의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사전투표에 대해서 보관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니까 소쿠리 투표, 부실 관리 우려가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로 효용도 없는 사전투표를 유지해야 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 전 대표는 이날 여야의 극단적인 대립을 끝내야 한다며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7년 이래 계엄과 탄핵이 헌법에 있었지만, 몇십년 동안 안 하다가몇년새 다 하고 있다”며 “(정치가) 싸우다가 주변에 냄비 곡괭이를 다 던지는 정글 게임으로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스템을 둔다면 더 잔인해지고 엄혹해질 것”이라며 “그걸 바꾸기 위해 이번에 리더가 되는 사람은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거기에 맞춰서 선거하겠다는 희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 막바지에 한 대학생이 한 전 대표가 법무장관일 때 받았던 한 전 대표 사인을 들고 와 면전에서 찢어버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한 전 대표는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 넘겼다.

이후 한 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를 친중 좌파로 오해하고 실망과 항의의 표시로 찢은 것”이라며 “이후 이 대학생은 한 전 대표와 대화하고 닭갈비도 먹으며 오해를 풀었고, 다시 사인을 받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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