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일(현지시간) MWC25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사업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과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고도화를 핵심으로 하는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2023년 ‘AI 피라미드 1.0’을 통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면, 이젠 ‘돈 버는 AI’를 본격화하겠다는 얘기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일(현지시간) MWC2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피라미드 1층은 AI 데이터센터, 2층은 B2B, 3층은 B2C로 단순화시켜 실행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AI 피라미드를 통한 수익화를 두고“수익 창출은 1층, 2층, 3층 순으로 빠르고, 파이 크기는 3층, 2층, 1층 순으로 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통신사들이 AI 데이터센터에 우선 집중하는 한편, 당장 수익이 나진 않는 AI 에이전트(비서)도 놓지 않는 이유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GPUaaS(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 단일 고객 맞춤형, 하이퍼스케일급 등 4개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유 대표는 “빅테크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개가 들어가는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딥시크 충격’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GPU 2만개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해 큰 규모다. 이를 향후 1GW 규모까지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허브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국내 AI 솔루션 기업 엘리스(elice)와 협업하는 모듈러 AI 데이터센터는 화물 컨테이너 크기 공간에 AI 인프라를 넣는 것이다. 보통 AI 데이터센터는 새로 짓는데 2~3년이 걸리지만, 모듈러형은 3개월이면 구축이 가능한데다 비용도 적게 들어 저용량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려는 스타트업·연구기관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 사업을 B2B와 B2C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회사 업무를 효율화하는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는 내부 테스트를 거쳐 연내 SK그룹 21개 회사에 도입한다. B2C 에이전트로는 국내에선 ‘에이닷’를 서비스하고 있고, 해외에선 ‘에스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입자 89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40만명을 달성한 에이닷은 현재의 통화 요약 기능을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고 검색·예약 등 사용자 요청을 완결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유 대표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와 제휴해 “에이닷 이용자를 1억명으로 만든다”는 목표도 밝혔다.
SK텔레콤은 앤스로픽·퍼플렉시티 등 해외 AI 기업 협업과는 별개로 자체 LLM ‘에이닷엑스(A.X)’ 고도화는 계속한다. AI가 전략 무기화하는 상황에서 소버린(주권) AI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신사 연맹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사들과 AI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AI 스타트업 연합체 ‘K-AI 얼라이언스’ 회원사도 30개로 늘려 협력을 강화한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의 AI는 탐색과 확산을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며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