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툴 제공=플라멜(AI 제작)
[서울경제]
북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 만에 서방 단체 관광객을 받아들인 가운데 한 프랑스인이 110만원에 달하는 투어 상품으로 북한을 방문한 소감을 공개했다.
2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의 피에르 에밀 비오씨는 지난 20일 중국 옌지에서 출발해 4박 5일 일정의 단체 관광 상품으로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에 방문했다.
비오씨가 이용한 투어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스 상품으로 2월 중순에 안내한 1인당 가격은 705유로(한화 약 110만원)다. 여행사 웹사이트에서 다음 달 1일, 2일, 19일에 출발하는 투어 예약을 접수 중이다.
비오씨 일행은 나선 특구의 해안 공원, 비파섬, 룡성맥주공장, 사슴 목장, 나선 소학교 등을 둘러봤으며 태권도 공연을 관람하고 김치 만들기도 체험했다.
당시 투어 측은 관광객들에게 대동강맥주와 두만강맥주 등 지역 맥주를 식사 때마다 제공했다고 한다. 비오씨는 "맥주가 예상보다 맛있었다"며 "우리는 하루에 거의 5병 이상을 마신 것 같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나선 특구의 은행에서 현금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실제 상점에서는 거의 쓸 수 없었고 중국 위안화를 주요 결제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졌다. 비오씨는 호텔의 와이파이는 신호가 약해서 쓰기 어려웠지만 국경 인근에서는 접속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비오씨는 일정 중에 북한과 러시아 국경의 ‘조러친선각’ 방문도 포함되는 등 북러 간 밀착 기류를 관광 중에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행 중 몇몇이 북한 가이드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관해 질문하자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사람들이 파견되고 있다"라는 식의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나선 시내 중심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묵념해야 했다면서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했기 때문에 모두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국경을 개방한 후에도 러시아 관광객만 받았을 뿐 최근까지 다른 외국인 단체관광은 허용하지 않았다. 비오씨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으로 서방 국적자가 포함된 단체관광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과 미국인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