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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정 맺으러 젤렌스키 방미”
미래 개발 수익 절반을 공동 기금에
NYT “美 안보 보장 관련 문구 포함”
갈등 봉합, 대러 협상 지렛대도 확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안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결국 미국에 광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자국을 전폭 원조하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러시아와 급속히 가까워진 데 따른 고육책이다. 다만 지금껏 제공한 군사·재정 지원을 5,000억 달러(약 716조 원)어치 광물로 갚으라는 미국 측 요구는 합의에서 빠졌다. 우크라이나가 광물 공유 대가로 미국에 요구했던 안보 보장 약속은 막판에 가까스로 포함됐지만 추가 협의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조 달러짜리 빅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공개했다. “그(젤렌스키)가 금요일(28일)에 온다고 들었다. 그가 원하면 나는 괜찮다. 그는 나와 함께 그것(광물 협정)에 서명하고 싶어 한다. 매우 큰 거래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1조 달러(약 1,433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최종 합의안은 우크라이나가 미래의 광물 자원 개발에서 얻을 수익의 절반을 공동 기금에 납부한다는 게 뼈대다. 이미 생산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석유·가스 등 자원은 제외되며, 기금은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다시 투자되도록 설계됐다고 FT는 설명했다.

5,000억 달러 규모 잠재 수익에 대한 미국의 권리 요구는 철회됐다. 앞서 2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협정문 초안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광물 등 천연자원 개발 수익의 절반을 5,000억 달러가 될 때까지 미국 소유 기금에 넣어야 했다. 트럼프는 실제 1,200억 달러(약 172조 원)가량인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를 3,500억 달러(약 502조 원)로 부풀려 왔다.

안보 보장 합의 가까워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영주권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광물 이양 대가로 원한 안보 보장도 합의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광물 협정 전문에는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안보 보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그간 미국은 러시아 침략 억제에 미국과의 경제 협력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고 주장하며 안보 보장에 관한 명시적 약속을 거부해 왔다.

NYT는 “내용이 모호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미국이 전투 지원 또는 휴전 집행 등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놨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도 젤렌스키 방미 계획을 확인하며 안보 보장과 광물 협정을 연계할 방안을 추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지속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를 (협정 서명에 앞서)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프와 폭넓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하며 나는 (협정을) 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보 보장 방안이 불완전해 양국 정상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광물 갈증’



합의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12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제시한 방안은 곤경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대가 없이 가져가려 한다는 점에서 19세기 제국들의 식민지 착취를 연상하게 한다는 비판을 불렀다. 젤렌스키가 이를 거부하자 트럼프가 그를 독재자로 매도하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 지속은 양측 모두에 득 될 게 없었다. 미개발 광물 자원 거래를 미국에 지원 유인책(인센티브)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지난해 가을 젤렌스키의 발상이었다. 전황은 열세였고, 미국에 마냥 손을 벌리기에도 전쟁이 너무 장기화한 상태였다. 미국의 변심으로 종전 협상에서 소외되기까지 하자 조바심이 더 커졌을 법하다.

다급했던 것은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본인 구상대로 종전을 앞당기려면 우선 협상 파트너로 고른 러시아를 상대로도 우위를 차지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우크라이나 간 합의가 러시아에 달갑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 광물 자원 접근권을 주겠다고 부랴부랴 미국을 유혹했을 정도다.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최고경영자(CEO) 알리나 폴랴코바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협정 덕에 대러 평화 회담에서 트럼프의 지렛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광물 갈증’도 봉합 촉매 역할을 했을 수 있다. 현재 미국은 대(對)중국 광물 경쟁에서 공급뿐 아니라 가공 기술마저 크게 뒤처진 신세다. 트럼프가 전방위 광물 확보에 나선 것은 이런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그가 안보를 명분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그린란드는 희토류의 보고이기도 하다. 또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구리 자급력 강화 필요성을 부각한 것이나 서명식에서 “러시아 희토류도 사고 싶다”고 털어놓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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