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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협상에 유럽 끌어들여…무시 안 당하게 했다"
유럽 지도자 중 처음으로 트럼프 만나…"유럽서 주도권 확보"


마크롱·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일(현지시간) 만남이 유럽이나 프랑스 입장에서 헛수고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싼 유럽과 미국 간 입장차를 좁히진 못했으나 적어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유럽을 다시 끌어들일 기회였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한 유럽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며, 이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를 관련 당사자들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유럽인들에게도 이것은 실존적 문제"라며 유럽 역시 협상 테이블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종전 협상이 단순한 휴전 협정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 협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위해 영국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영토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겠다는 구상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연대와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유럽인들은 안보를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훨씬 더 강력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듯 전쟁 책임자는 러시아라는 점도 확실히 짚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침해했다"며 러시아가 "침략자"라고 못 박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나라들이 보상받아야 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담 전 모두 발언하는 마크롱·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점도 바로잡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그들은 돈을 돌려받는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잡으며 중간에 끼어들어서는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돈을 냈다. 우리는 전체 (지원) 노력의 60%를 지불했다. 우리의 지원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출과 보장, 지원금이다"라고 정정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짓기를 다시금 거부하고, 유럽이 원하는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대한 미국의 지원 여부에도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할 것이지만,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며 소극적인 대답을 내놨다.

이 때문에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이 유럽과 미국 간 입장차만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예 의미 없는 만남은 아니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라디오 프랑스앵포는 25일 사설에서 "마크롱은 적어도 유럽을 다시 협상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으며, 최소한 유럽이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게 만들었다"며 "이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제라르 아로 전 주미 프랑스 대사도 BFM TV에 "어떤 의미에서 이번 미국행은 마지막 기회였고, 그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며 "불가능한 미션이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미의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정치 전략가인 앨러스터 캠벨도 엑스(X·옛 트위터)에 "마크롱은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며 진지한 정책의 균형을 잡는 임무를 잘 해냈다"며 "전반적으로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한 두 정상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더 각인시킨 좋은 기회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 앵포는 "마크롱은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지도자라는 점에서 유럽 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트럼프 1기를 경험해 '트럼프식 언어'를 배운 점은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 비교할 때 큰 강점이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막 당선된 (독일의) 차기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미국 대통령을 알아가야 하는 상황이고, 목요일 워싱턴에서 그를 만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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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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