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오는 25일 최종 변론만 앞두게 되면서 윤 대통령과 국회 측이 ‘마지막 카드’를 가다듬고 있다. 변론 내내 장외 여론전에 집중해 온 윤 대통령 측이 다시 한 번 ‘대국민 호소’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 측은 탄핵심판 쟁점을 다시 부각하기보다는 탄핵 인용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 11차 변론은 양측 대리인단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의 최종 의견 진술로 이뤄질 예정이다. 양측 대리인단의 마지막 변론은 2시간씩,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은 시간제한 없이 진행된다.
가장 큰 관심사는 헌재 변론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주어지는 무제한 시간 진술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다. 윤 대통령은 10차까지 진행된 변론 중 7차례나 직접 출석해 증인을 직접 신문하거나 계엄 정당성을 호소했다. 마지막 진술에서도 야당의 ‘줄탄핵’과 예산 삭감 등이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었고, ‘경고용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주장 등을 내세운 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의 신빙성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약 40분 동안 최후진술을 하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되기 직전까지 자신의 발언을 녹화한 영상을 발표하며 여론전을 폈던 윤 대통령이 또 한 번 대국민 담화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 기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권 통합,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힐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윤 대통령 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최후 진술과 관련해 “아직 준비 중이며 발언 시간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주말인 22~23일 서울구치소를 잇따라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함께 변론 전략을 세웠다. 윤 대통령도 구치소 안에서 직접 최후진술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쪽도 최종 전략 점검에 나서며 분주하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지난 22일 국회 탄핵소추단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최종변론 내용을 논의했다.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다시 강조하며 탄핵 인용 필요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국회 측은 치열한 공방을 펼치기보다는 탄핵심판 의미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선 변론에서 핵심 쟁점은 충분히 다툰 만큼 탄핵 인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측 김진한 변호사는 “최후 변론이 너무 지루하거나 중언부언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윤 대통령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이미 언급한 쟁점들에 관한 얘기는 최대한 줄이고 지금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15~20분간 최후진술을 할 예정이다. 국회 측 황영민 변호사는 “(정 위원장이) 간략하게 탄핵소추 취지를 전할 것”이라며 “국회 내 소추단 의견을 종합해 내일 오후쯤 진술서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