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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vs 영리…오픈AI의 신뢰·비전 유지의 딜레마 극복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월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전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테크업계를 뒤흔든 뉴스가 있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 CEO에게 오픈AI를 974억 달러(약 141조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이를 두고 자신의 회사를 방해하려는 머스크의 술책이라며 오히려 자신이 트위터(현재 엑스)를 사겠다고 반격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오픈AI의 기업 구조와 영리화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기술과 자본이 치열하게 얽힌 이 사건 속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다. 바로 올트먼이 혼란 속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이미지 브랜딩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오픈AI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 즉 옷차림, 태도 그리고 소통 방식은 그의 리더십과 전략적 판단력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칼럼에서는 올트먼의 이미지 브랜딩을 ABC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2024년 5월 2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컨벤션 센터 서밋 빌딩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Appearance
시그니처 패션 : 실리콘밸리式 미니멀리즘 리더십


올트먼은 언제나 심플하면서도 전략적인 옷차림을 고수한다. 그의 패션은 ‘실리콘밸리식 미니멀리즘’을 반영하면서도 중요한 자리에서는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는 편이다. 대표적인 스타일은 캐주얼하면서도 단정한 룩이다.

오픈AI 관련 행사에서는 주로 기본적인 티셔츠나 니트, 블레이저를 착용한다. 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터틀넥과 마크 저커버그의 그레이 티셔츠가 상징하듯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오픈AI CEO로서 공식 석상에 나설 때는 검은색 또는 네이비 컬러의 재킷을 걸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의 신중함과 신뢰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표정과 제스처에서도 그의 전략이 드러난다.

그는 대체로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지만 인터뷰나 발표에서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강한 눈빛과 단호한 어조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AI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그는 중요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올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신중함을 강조했다. 이런 세밀한 표현은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분석된다.

Behavior
단호하면서도 유연한 태도의 힘 : 원칙을 지키되 변화에 적응


올트먼의 행동 스타일은 ‘단호함과 유연함’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동시에 가진다. 그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을 쉽게 굽히지 않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는 유연함도 갖추고 있다.

최근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제안을 거절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행동 스타일이 드러났다. 그는 ‘No’를 명확히 말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즉각적인 반응 대신, 신중하게 입장을 발표하고 “오픈AI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

그의 행동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경청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가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눈을 맞추는 태도는 상대방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이는 조직 내에서 강한 신뢰를 형성하는 요소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월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창업 공간인 '스테이션F'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Communication

어려운 기술도 쉽게, 공감·비전으로 설득하는 소통의 힘


올트먼은 복잡한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인공지능(AI)이라는 다소 난해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의 말은 명확하고 핵심적이다. 특히 그의 소통 방식에서 중요한 점은 비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는 AI가 인류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지난해 오픈AI의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그는 “우리는 AI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이 단순한 산업적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또 다른 강점은 감성적인 소통 능력이다. 그는 숫자나 데이터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청중을 설득한다. AI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제가 처음으로 코딩을 배웠을 때…”와 같은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하며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유도한다. 이는 그의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요소다.

올트먼의 이미지 브랜딩은 확실히 강력하다. 그의 절제된 옷차림, 신중한 태도 그리고 명확한 소통 방식은 테크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만든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첫째, 비영리와 영리의 경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조직과 영리 기업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술혁신과 공공성을 조화롭게 유지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둘째, 테크 리더로서 대중적 신뢰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AI는 긍정적인 측면만큼이나 윤리적 문제와 규제 이슈를 동반한다. 그는 기술의 위험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AI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그는 오픈AI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강력하게 전달해야 한다. 올트먼의 리더십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만큼 그의 향후 이미지 브랜딩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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