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이 오는 25일로 잡히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비한 정리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21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여권 지지가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내부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에 탄핵 심판과 관련한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다. 다른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발언이 없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정책 어젠다가 많아서 정책 관련 얘기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일요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절한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오는 5월 ‘장미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18~20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34%)과 더불어민주당(40%)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한 주 전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9%, 민주당은 38%였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53%로, 정권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37%였다. 특히 중도층에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답이 62%로 정권 유지(27%)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국민의힘 안에선 “지지율 하락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당에서 헌법재판소 때리고, 이재명 대표 때리는 것도 수명을 다한 것이다. 지지율 하락은 지금부터 시작인 거 같은데, 이제부터라도 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다만 당 지도부가 갑작스러운 변침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권 초선 의원은 “당연히 예상했던 결과”라며 “강성 보수층만 바라보고, 광장에 나온 목소리만 듣고 우리 지지층 목소리라고 착각하면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당이 극우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도 보수가 과표집 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지역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보면 ‘정신 차리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지금과 같은 극우화된 목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선은 필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