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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로우·랄프로렌·코치·어그 등
미국 패션, 유행에 민감한 10대까지 홀려
사진=어그
패션의 중심지는 유럽이다. 세계 패션 4대 도시(뉴욕·런던·밀라노·파리) 가운데 3곳이 유럽에 속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배출한 패션 강국으로 불린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유명한 명품은 모두 유럽에서 탄생했다. 글로벌 패션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분위기에 균열을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이다. 최근 ‘힙템’(유행하는 아이템)으로 불리는 브랜드는 모두 미국 출신이다. 에르메스 자리를 넘보는 더로우부터 올드머니 유행을 이끈 랄프로렌, 10대들의 잇템이 된 코치까지 미국 브랜드가 패션의 주류 자리를 넘보고 있다.
◆ 트렌드에 올라탄 브랜드최근 랄프로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만 해도 17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랄프로렌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 2월 6일 처음으로 273.1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랄프로렌의 주가는 장중 한때 290달러를 육박하기도 했다. 이후 소폭 떨어졌으나 26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랄프로렌을 ‘최고의 럭셔리 의류 주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된 결과다. 랄프로렌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2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82달러로 시장 예상치(4.53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3억8970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었다. 랄프로렌은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매출 전망도 수정했다. 전년 대비 3~4%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지만 최근 이 수치를 최대 ‘7% 증가’로 변경했다.

2006년 애슐리 올슨과 메리케이트 올슨이 설립한 ‘더로우’는 유니콘 브랜드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샤넬 소유주인 베르트하르머 가문과 로레알의 소유주인 베텐쿠르 가문은 더로우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는데 당시 더로우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더로우에 대해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전 세계에서 충성도 높은 팬들을 끌어모으며 고급 브랜드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점이다. ‘올드머니룩’(상속받은 돈으로 부자가 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옷차림)과 ‘스텔스 럭셔리’(조용한 명품)가 패션 시장의 주류 트렌드가 되면서 랄프로렌과 더로우의 인기가 높아졌다.
사진=더로우


랄프로렌은 미국 상류사회 스타일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히면서 지난해부터 젊은층의 선택을 받고 있다. 회사도 이를 인정했다. 지난해 랄프로렌은 “소셜미디어 팔로어가 크게 늘었고 동종 업체를 크게 앞지르는 디지털 검색 트렌드를 바탕으로 강력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블랙핑크 제니가 들고 미국 유명 모델 켄달 제너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유명한 더로우도 마찬가지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겉으로 보이는 로고를 없애 스텔스 럭셔리를 가장 잘 표현한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패션업계에서는 더로우의 대표 모델인 ‘마고백’을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비교하며 에르메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버킨백은 스텔스 럭셔리의 끝판왕이자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힌다. 패션전문지 보그는 “더로우는 절제되고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의 전형이 됐다”며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고 독특하다. 더로우는 ‘머스트해브’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 10대들의 ‘잇템, 글로벌 영향력으로10대들의 지지를 받으며 인기를 얻은 미국 브랜드도 있다. 코치와 어그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럭셔리 온라인 플랫폼인 리스트(Lyst)는 매 분기별로 검색량과 소셜미디어 언급량 등을 따져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순위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4분기 코치는 전분기 대비 10단계가 상승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치는 지난해 1분기까지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으나 2분기 20위에 안착하면서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코치가 5위까지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치의 이미지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22년 9월 미국 유명 흑인 래퍼인 릴 나스 엑스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면서다. 당시 토드 칸 최고경영자(CEO)는 “릴 나스 엑스는 현실에서 용기를 내는 Z세대를 표현하는 인물”이라고 앰배서더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릴 나스 엑스는 가수 데뷔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로 유명했고 가수 데뷔 후에는 동성애자 정체성과 관련된 곡을 발표하는 등 미국 Z세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스트셀러 모델도 생겼다. 1020세대의 선택을 받으며 품절 사태까지 발생한 ‘코치토피아 에르고 백’이다. 코치토피아는 코치의 하위 브랜드로 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에르고 백은 리본이 달려 있는 등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 인기를 얻었다.

코치를 운영하는 태피스트리에 따르면 코치의 신규 고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밀레니얼과 Z세대로 집계됐다. 조앤 크레보세랏 태피스트리 CEO는 “Z세대 소비자는 각 집단 가운데 가장 점유율이 높다”며 “이들을 평생 고객으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신발 브랜드 어그도 마찬가지다. 어그는 미국 유명 모델 벨라 하디드,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 등이 착용하면서 젊은층의 인기를 얻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어그가 다시 쿨한 브랜드로 올라섰다”며 “2000년대 초반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최근 다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어그는 특이하게도 ‘못생긴 패션’이 유행하면서 그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의 패션매거진 엘르는 “추함이 쿨하게 여겨지고 있다”며 “관습적인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으려는 Z세대를 중심으로 생겨난 트렌드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어그와 크록스 등이 언급된다. 보그는 “어그가 다시 패션계의 가장 핫한 신발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리스트는 “어그는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라며 “겨울 수요는 늘 있었지만 이번 분기 수요는 전례없는 규모다. 어그의 검색량은 지난 3개월간 358% 증가했다. 2000년대 패션에 대한 향수를 넘어 틱톡 등 SNS에서 새로운 스타일링 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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