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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사용하는 드론 조종용 고글.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이스라엘군의 무선 호출기(삐삐) 폭탄을 모방한 ‘고글 폭탄’으로 러시아군 공격을 시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이 러시아군이 드론(무인기) 조종을 위해 사용하는 고글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1인칭 시점 고글을 개조해 폭약을 넣은 뒤 기부하는 형식으로 러시아군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작전이 이스라엘이 지난해 9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해 벌인 ‘삐삐 폭탄’ 작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해당 작전에 관여한 관계자는 FT에 “작전이 성공적이며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기술적으로 무선호출기 작전보다 더 복잡하지만, 러시아군이 호출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드론, 고글, 보호장구 등 전투에 쓰이는 장비를 대량으로 기부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얻는다.

러시아군에 고글을 납품하는 장비 개발 공급업체 NPP의 대표는 이달 초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원을 켜는 순간 폭발하도록 폭탄이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NPP 관계자는 “로만(Roman)이라는 남성이 스카이존 코브라 X V4 FPV 고글 한 묶음을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개조한 고글 때문에 다친 러시아 병사들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레바논에서 폭발한 무선호출기 . X(옛 트위터) 캡처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급망에 침투해 폭탄을 심은 삐삐를 헤즈볼라 조직원들에게 공급한 뒤 원격 신호로 일제히 삐삐를 폭발시켰다. 이 사건으로 헤즈볼라 조직원 뿐 아니라 민간인을 포함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삐삐 폭탄’으로 헤즈볼라 다수 조직원들이 죽거나 다치고, 통신기기 사용을 기피하면서 헤즈볼라 활동이 위축됐다.

전쟁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무기화하는 것을 두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 공격이 이뤄질 수 있어 전쟁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삐삐 폭탄에 대해 “민간인에게 공포를 퍼뜨리기 위한 폭력은 전쟁범죄”라며 “통신기기가 무기가 되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일상적 기기가 엄청난 규모의 소형 수류탄으로 바뀌었다”며 “전자 사보타주(파괴공작)의 어두운 기술을 새롭고 무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법률 자문위원을 지낸 글렌 거스텔은 “이번 공격은 휴대전화부터 온도조절기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전자기기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예고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휴대전화도 폭탄…” 신개념 사보타주에 공포 휩싸인 레바논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 등이 소지한 무선 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가 이틀 연속 대규모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레바논에서 ‘통신기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통신기기가 한순간에 치명적인 ‘폭발물’로 돌변해 다수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일상 전자용품을 ‘무기화’하는 새로운 차원의 사보타주(파괴 공...https://www.khan.co.kr/article/202409201213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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