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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달 안에 자동차·반도체·의약품·목재 등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프라이오리티 서밋'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미국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19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서밋에서 연설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최근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자동차·반도체 관세가 이보다 더 빨리 발표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347억 달러(약 50조원), 반도체는 106억 달러(약 15조 2830억원)였다. 두 품목이 전체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이상이다. 대미 수출 핵심 품목인 만큼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협상 시한조차 더 당겨진 셈이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간단히 말해 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가 우리 재정에 수 조 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균형 예산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은 이미 정말로 놀라운 것으로 나타난 관세 수입 때문"이라고 밝힌 뒤 관세가 대미 투자 확대로도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등 관세 폭탄을 맞게 된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는 식으로 관세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논리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유가 안정을 위해 방출했던 "전략 비축유를 신속히 채우겠다"고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인에게는 세금을 깎아주거나 우대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언급도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가정·근로자·회사를 위해 극적으로 세금을 내릴 것"이라며 "팁에 과세하지 않고, 희망컨데 사회보장과 관련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초과 근무 수당에 과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자들에 대해 "실질적으로 감세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아낀 돈의 20%는 미국 국민에게 주고, 20%는 정부 부채를 갚는데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관세 앞두고 컨테이너 물동량 급증
이런 트럼프발 관세 부과 정책은 실제 무역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수입 업체들이 서둘러 상품을 들여오면서 미 서부 주요 수출입 관문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의 지난달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LA항만의 진 세로카 전무는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LA항에 들어온 수입 컨테이너는 48만383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작년 같은 달보다 9.5% 증가한 반면, 수출 컨테이너는 1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근 롱비치항의 수입 물량 증가 폭은 더 컸다. 지난달 수입 물량은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7만1649TEU, 수출 물량은 14% 증가한 9만8655TEU를 기록했다. 두 항만 모두 LA 카운티에 있으며 아시아발 화물의 상당 부분을 처리한다.



"이민자 문제 유럽 해쳐"…쿠슈너·머스크 동행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에서 성과를 거뒀다고도 자평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다른 나라들도 그것(불법 이민자 추방)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유입은) 유럽을 정말로 심하게 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이번 연설은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회담을 연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 전쟁 해법 등에서도 사우디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는 트럼프에게 '통큰' 대미 투자를 약속한 국가이기도 하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가 지난 1월에 취임한 직후, 전화 통화에서 향후 4년간 미국에 6000억 달러(약 864조7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가운데)가 2025년 2월 19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서밋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지금 행사장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머스크가 함께 와 있다"고 청중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쿠슈너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의장으로 있는 국가 기금에서 20억 달러(약 2조8818억원)를 받아 사모펀드 회사를 설립한 적 있다. 이와 관련, 미 시민단체 '책임윤리시민(CREW)'의 조던 리보위츠 부사장(소통 담당)은 "트럼프가 외국과의 거래에 관여하면, 그가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자기 사업인가, 아니면 미국 국민인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CBS뉴스에 말했다.

이날 트럼프는 "내 임기를 몇 년 더 연장하면 좋겠다"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3연임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 미국 헌법(수정헌법 22조)은 대통령은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최대 2번까지만 할 수 있게 명시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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