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배우 김새론 씨의 사망 이후, 유명인을 향한 사회의 가혹한 잣대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오 표출에 가까운 악성댓글, 악의적인 영상을 만들어 공격을 더 부추긴 유튜버들, 그리고 무분별하게 쏟아진 연예 기사들까지.
결말이 죽음이 될 때까지 누구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영정사진 속 앳된 얼굴.
이름 앞 '고인'이란 단어가 생경합니다.
배우 김새론, 올해 스물넷입니다.
고인은 9살 되던 해, 영화 <아저씨>에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칸 레드카펫을 두 번이나 밟았고 각종 연기상도 석권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낸 음주운전 사고에 모든 게 멈춰섰습니다.
법적인 대가를 치르고, 거센 비난을 견디며 보낸 2년여.
생활고에 시달려 카페 아르바이트에 나섰지만 이조차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유튜버(음성변조)]
"생활고로 인해서 카페 알바를 하고 있다. 진정성있는 자숙을 하는 건가…"
대중의 관심을 발판 삼아 활동하는 연예인.
이들에게 대중은, 고위 공직자 수준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결점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악플에 시달린 설리.
사생활 폭로로 고통받은 구하라와 이선균, 그리고 김새론까지.
외신들은 "한국의 연예인들이 외모와 행동 모두 완벽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명호/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굉장히 화려하고 유명하니까 유명인을 마치 이제 샌드백처럼 공격을 해서 내가 우월감을 좀 느끼고 싶어하는..."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경쟁이 극심한 한국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높아진 사회적 스트레스가 익명의 온라인 문화와 결합하면서 악플이란 형태로 공격성이 표출되는 겁니다.
[권영찬/한국 연예인자살예방협회 대표]
"실수를 했잖아요. 이겨내게 도와줘야 하는 게 사회거든요. 쓰러져있는 사람을 밟는 사회 분위기가 되면 안 되거든요."
이어진 죽음은 때때로 사회에 경종을 울렸지만 온라인에서 손쉽게 남을 비난하는 일은 여전합니다.
연예·스포츠 기사의 댓글창이 막히자 악플러들은 연예인 SNS로 활동무대를 옮겼고, 알 권리를 왜곡 해석한 유튜버들은 타인의 불행과 실수를 들춰내며 돈을 법니다.
최근 5년 간 신고된 사이버 명예훼손 12만 건.
증오와 관음증이 휘두르는 폭력을 멈춰 세울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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