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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E, 특정 납세자 계좌 열람 권한 요청
AP통신 "특정인 악의적 표적 삼을 수도"
"금 사라졌다" 음모론 끌고 와 "직접 확인"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국세청(IRS)에 축적된 개인별 납세 자료에까지 접근하려 하고 있다. 연방정부 축소를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 지위를 앞세워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도 낱낱이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도, 검증 절차를 밟지도 않은 개인이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는 셈이어서 머스크 행보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DOGE는 최근 미국인 납세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소속 직원을 IRS에 보냈다. IRS에는 미국 내 납세자들 주소와 사회보장번호, 세금 관련 정보, 은행 기록 등 방대한 분량의 개인정보 파일이 있다. DOGE는 특정 납세자 계좌 열람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해리슨 필즈 백악관 부대변인은 "낭비와 사기, 남용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망가진 시스템에 깊이 자리 잡았다"며 "이를 분류하고 고치려면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민은 정부가 세금을 어디에 썼는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DOGE는 사기를 밝혀내고 계속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에게 잔뜩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 감사' 또는 '보복'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게 문제다. 그는 "IRS가 내 재정 내역을 과도하게 들여다봤다"고 주장해 왔다. 집권 1기 당시에는 이런 이유를 들어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1976년 이후 모든 대통령이 납세 내역을 투명하게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AP통신은 "납세 기록의 불법적 공개·노출은 특정인을 '악의적 표적'으로 삼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사회보장청의 국장 대행이 머스크의 '전횡'에 반발하며 지난 주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대통령의 날'을 맞아 열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규탄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누구도 일론 머스크를 뽑지 않았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에 더해 머스크는 정부의 '금 보유고'도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엑스(X)에 "포트녹스(Fort Knox)에서 금을 찾아..."라고 쓴 뒤, 마이크 리 상원의원(공화·유타)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리 의원이 켄터키주의 군 시설 포트녹스를 찾았다가 접근을 거부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머스크는 추가 게시글에서 "포트녹스에서 금이 도난당했는지 확인하고 있나? (금은) 거기에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그게 여전히 거기에 있는지 알고 싶다"고 설명했다.

포트녹스는 육군 기지인 동시에 미국 정부의 금 비축분 중 일부가 보관돼 있는 장소로, 접근 자체가 엄격히 통제된다.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방문 이후 1974년 의회 대표단 등에게 시설이 공개됐고, 트럼프 1기 때였던 2017년 당시 재무부 장관과 의회 대표단이 직접 내부를 확인했다. 비교적 최근 확인 과정을 거쳤음에도 머스크는 "포트녹스에서 금이 사라졌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들먹이며 자신이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한 셈이다.

다만 머스크의 이번 시도도 사법부에 의해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머스크의 권한 남용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만 약 20건에 달한다. 지난주에는 머스크와 DOGE의 재무부 데이터·시스템 접근 권한이 법원 결정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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