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끄집어내라'·'싹 다 잡아들이라' 지시 있었는지 다툴 듯
계엄 사법심사 대상 여부·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유무도 대립
계엄 사법심사 대상 여부·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유무도 대립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 출석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13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13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20일 시작하면서 검찰과 윤 대통령 양쪽이 법정 공방을 벌일 쟁점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진행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탄핵소추단과 대통령 측이 대립한 쟁점은 형사재판에서도 대부분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위헌·위법적인 12·3 비상계엄 선포를 전제로 이후 실행 과정에서 파악된 여러 불법행위들을 토대로 내란 혐의가 인정된다며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에서와 마찬가지로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내란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편 국회 장악 시도와 주요 인사 체포 지시 등을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위헌·위법성 쟁점…尹측 "사법심사 대상 아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윤 대통령 측은 공소사실이나 증거기록에 대한 세부사항에 대한 입장을 추후 밝히기로 했다.윤 대통령 측은 그간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온 만큼 다음 재판에서 공소 기각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검찰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첫 재판에서 이런 주장을 펼치자 "비상계엄이 범죄에 해당할 경우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는 게 판례의 확고한 태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도 다시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원의 영장 발부 및 이의신청 기각 결정으로 공수처의 수사권이 인정됐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 첫 형사재판 종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20일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가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2025.2.2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20일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가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2025.2.20 [email protected]
본격적으로 공판이 시작하면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비롯해 국회·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주요 인사 체포 지시 등을 주요 쟁점으로 치열한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윤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 헌법상 계엄 선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에서 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의 국정 상황 인식과 계엄 사전모의 정황도 적시됐다.
또 국무회의 심의 과정의 하자를 포함한 계엄 선포 절차 역시 위법했다고 본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탄핵소추권 남발과 예산 삭감 등으로 행정·사법부의 기능이 마비됐다며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탄핵 변론에선 부정선거 주장에 장시간을 할애해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와 관련해서는 탄핵심판에서 직접 '국무위원 서명이나 회의록 작성에 절차적 위반이 없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갑근 변호사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내란혐의 첫 형사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0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내란혐의 첫 형사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0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尹 "끄집어내라" 지시 있었나…'주요 인사 체포 지시'도 쟁점
중요 쟁점은 군과 경찰을 동원한 국회와 선관위 장악 시도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무장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윤 대통령 측은 탄핵 변론에서 군 병력 투입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회에는 '질서 유지', 선관위에는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병력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고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도 탄핵 변론과 마찬가지로 증인 신문을 통해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검찰 조사와 탄핵 변론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다.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는데, 윤 대통령 측은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 내용도 다퉈질 전망이다.
국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입법기구를 창설하려 한 것인지,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을 보완하는 성격의 것인지가 내란죄 구성요건 중 '국가권력 배제'와 관련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장관은 쪽지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윤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란혐의 첫 형사재판 출석하는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내란혐의 첫 형사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20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내란혐의 첫 형사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20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여부도 쟁점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해 '싹 다 잡아들이라',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지시했고, 홍 전 차장의 전화를 받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는 의혹이다.
조지호 경찰청장 역시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홍 전 차장에게는 업무 격려차 연락한 것일 뿐이라며 홍 전 차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탄핵심판에서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이 체포 지시 명단을 받아 적었다는 메모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측에서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주요 내란 관련자들의 피의자 신문조서나 참고인 진술조서 내용을 부인하는 입장이라 다수 증인이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만 형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있다. 공범의 피신조서도 피고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형사재판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1심에서 피고인 최장 구속기간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1심 선고는 늦어도 오는 7월 말까지 나오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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