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새론 사망, 주요 외신 일제히 보도
“호황기 맞고 있지만 압박 심한 한국 연예산업의 비극”
“호황기 맞고 있지만 압박 심한 한국 연예산업의 비극”
배우 김새론. 김새론 인스타그램 캡처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새론의 사망 소식을 주요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뤘다. 외모나 행동에 있어 완벽함을 요구하는 한국 연예계의 분위기가 스타들을 압박한다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로이터와 AFP통신,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폭스뉴스 등 주요 언론사를 비롯해 할리우드리포터, 버라이어티, 데드라인, 피플 등 유명 영화·연예매체들도 16~17일(현지시간) 일제히 김새론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김새론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여행자’와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로 칸 국제영화제에 두 차례나 초청돼 해외에도 많이 알려진 배우다. 근래에는 대표작인 영화 ‘아저씨’와 드라마 ‘사냥개들’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외신들은 김새론이 어린 나이에 뛰어난 연기로 인정받고 스타덤에 올랐지만 음주운전 사고 이후 대중의 거센 비판을 받고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다.
배우 김새론. 뉴시스
로이터는 “김새론은 한국의 가장 유망한 여배우 중 한 명이었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건 이후 커리어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짚었다.
AFP는 “김새론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줬고 여러 영화상을 받았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뒤 경력이 갑자기 중단됐다”며 “사건 이후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새로운 역할을 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NYT도 “한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김새론은 2022년 음주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이후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그녀의 죽음은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최근의 비극”이라며 “(한국 연예산업이) 급성장하는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비판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인기가 종종 흠잡을 데 없는 평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새론. 김새론 인스타그램 캡처
CNN도 “최근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스타들의 사망은 한국 연예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켰다”면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송재림과 앞서 유명을 달리한 아스트로 문빈, 에프엑스 설리, 샤이니 종현 등의 사례를 들었다.
CNN은 “전문가들은 K엔터테인먼트의 경쟁이 치열하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환경과 외모·행동에 있어서 완벽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스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2000년생 김새론은 영화 ‘아저씨’를 통해 아역 스타로 떠오른 뒤 성인이 돼서도 여러 작품의 주연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배우 커리어에 타격을 입었다. 작품이 끊기고 각종 위약금과 피해 보상금을 물어주며 생활고에도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줄곧 연예계 복귀를 꿈꿨으나 끝내 좌절됐다.
김새론은 지난 16일 오후 4시54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김새론 집을 찾았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본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고 변사사건 처리할 예정”이라며 “(유서가) 발견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