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출동시킨 것은 자신이며 적법한 조치라고 밝힌 데 대해 "헌법과 계엄법에 명백히 반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어제(1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사실관계 쟁점에 관한 의견서(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증인신문 결과에 대해)'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 국회 측 "윤 대통령 '선관위 병력 투입' 지시는 위헌·위법"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열린 헌재 탄핵심판에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증인신문이 끝난 뒤, 자신이 선관위 병력 출동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수사 활동이 아니라 '계엄사령관은 계엄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한다'는 계엄법 7조 1항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여론조사 꽃에 병력을 파견한 것은 잘못이고, 자신은 방첩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에서 출동한 것으로 알았는데 정보사가 출동했다고 해서 김 전 장관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 측은 "헌법과 계엄법에 명백히 반하는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헌법과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 아래에서도 '정부나 법원'이 아닌 선관위에 대해선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고, 선관위 사무는 계엄사령관에게 이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선관위가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을 무단으로 점검하는 것 역시 '법률이 정하는 특별한 조치'가 될 수 없으며, 계엄사령관이 지휘·감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엄 당일 선관위에 계엄군이 침입해 영장 없이 전산실 서버를 무단 촬영하고 전산실을 폐쇄한 것은 포고령이 발령되기도 전이며, 위헌·위법적인 것이 명백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선관위에 병력을 출동시킨 것은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인 질서유지의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은 윤 대통령 자신도 발언을 통해 명백히 인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국회 측, 여인형 증언 반박…"체포 명단, 인정에 무리 없어"
국회 측은 비상계엄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14명 체포 명단을 받았는지, 구금을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대체로 진술을 거부하거나 부인 취지를 밝힌 여 전 사령관의 증언도 반박했습니다.
헌재에 증거로 채택된 검찰 진술조서를 보면, 여 전 사령관이 "14명을 특정해 체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직후 장관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는 겁니다.
또,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진술조서에도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김용현 장관으로부터 명단을 받았으니 수첩에 받아 적어라"라는 말을 들은 사실이 적시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경찰과 국정원에 체포지원 요청을 했는지에 관해서도 헌재에서 진술을 거부하거나 부인했지만, 국회 측은 이 역시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조서 내용과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측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와 여 전 사령관 검찰 진술조서, 김대우 전 단장 검찰 진술조서 등을 종합하면, 체포 대상 명단의 존재를 "인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관위로의 병력 출동과 관련해서도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의 진술조서를 보면, 여 전 사령관이 '대통령의 지시'라며 이를 지시한 사실이 정확히 기재돼있다고 짚었습니다.
윤 대통령 대리인은 방첩사가 선관위로 출동한 시간이 12월 4일 새벽 1시 27분쯤임을 강조했는데, "이는 오히려 여 전 사령관이 이미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건의안이 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무를 중지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측은 여 전 사령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을 담당했던 군 판사들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한 사실도 "윤 대통령이 내세운 비상계엄 선포 이유는 변명에 불과하고, 비상계엄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 측은 여 전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체포·구금을 지시한 사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3명 체포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사실 ▲선관위 3곳과 여론조사 꽃에 병력을 출동시켜 출입을 통제한 후 서버 확보·카피·탈취를 지시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 이런 지시가 대통령의 지시임을 전달한 것도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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