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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적 불확실성에 긴축 경영
법률 자문 수요도 급감

일부 대형 로펌, 매출 큰 폭으로 감소
[커버스토리 : 불황의 시그널6]


지난해까지 고성장을 이어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대형로펌 A는 최근 큰 고민에 빠졌다. 올해 들어 기업 고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해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로펌 관계자는 “보통 1~2월의 경우 전통적인 로펌 비수기지만 올해의 경우엔 전년과 비교가 어려울 만큼 기업 법무 관련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대로 가다간 몇 년간 이어온 매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기 불황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영 방식까지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기업들의 동향을 엿볼 수 있는 로펌들의 상황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기업들과 로펌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진출을 비롯해 다양한 대내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로펌의 문을 두드린다. 대형로펌 매출을 좌우하는 ‘큰손’인 셈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이들이 로펌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은 명확하다. 최근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로펌 업계에선 주요 기업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법률 자문 비용까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수많은 대기업은 긴축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여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함에 따라 법무 관련 비용까지 축소하면서 로펌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 고객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A로펌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대형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 역시 “개인적으로도 기업 법무 관련한 문의나 수임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로펌 업계에 따르면 이는 과거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했을 때 오히려 로펌들은 호황인 경우가 많았다.

구조조정 과정이나 자산 매각, 사업 재편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법률 자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위기일수록 로펌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른바 ‘불황의 역설’은 로펌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였다.

최근에는 이런 수요마저 사라진 것은 경기 불황과 더불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 역시 대내외적인 경영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기업이 위기에서 어떻게 생존할지에 대한 전략 수립을 미루면서 일시적으로 로펌을 찾는 수요도 급감했다는 얘기다.

대외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다. 자동차 및 철강 산업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인데 국내 기업들은 언제 자사가 속한 산업군 역시 여기에 포함될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 역시 추가로 관세를 부과받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대내적으로는 ‘탄핵 정국’이 걸림돌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투자방향을 결정짓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선거가 실시된다면 어떤 후보가 나올지, 대선의 결과 및 여파가 어떨지 쉽게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물론 기본적인 올해 전략이나 비전 등은 만들어 놓은 상황이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만 향후 더 구체적인 매출 목표 등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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