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알루미늄·원유밀수 ‘그림자 함대’에 신규 제재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원유를 밀수하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안에 합의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16번째 대(對)러 제재 패키지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U 깃발./조선DB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는 푸틴의 그림자 함대에 속한 더 많은 선박을 표적으로 새로운 수출입 금지 조치를 부과해 우회 행위를 더욱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번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에서 생산된 1차 알루미늄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과거에도 논의된 사안이지만 경제적 영향을 우려한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승인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 73척 또한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그림자 함대란 보험 없이 운항하거나 송신기를 끄고, 문서를 위조하거나 선박의 이름을 지우는 등의 방법으로 우회해 제재를 피하는 유조선을 말한다.

러시아 은행 13곳을 글로벌 SWIFT 지불 시스템에서 분리하고 러시아 언론사 8곳이 유럽에서 방송하는 것 또한 금지할 예정이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년째 되는 날인 오는 24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공식 채택할 계획이다.

EU의 이번 16번째 대러 제재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18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이 배석했으며, 유럽이나 우크라이나 측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유럽 패싱’에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 국가들은 2차 긴급 비공개회의를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캐나다,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체코, 그리스, 핀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벨기에 등 나라들이 우크라이나 종전에 관련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조은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