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개월 전 PNR 압색영장 청구 때 의견 피력
김건희, 언론사 '여조 기관 교체' 우려 연락
"2~3% 洪보다 더" 明 지시들 이행 정황도
조작 여부·공천 개입, 추가 수사로 가려야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2022년 5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요청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는 의견을 법원에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를 단순히 받아보는 수준을 넘어 명씨에게 원하는 결과까지 요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여론조사 결과 조작 여부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김 여사가 명씨 제공 여론조사를 단순히 참고 삼아 제공받는 것을 넘어 윤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요청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PNR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가 공표용 조사를 의뢰하거나 미공표 조사를 할 때 회선을 빌려 쓴 곳이다.

검찰은 의심의 근거로 2021년 7월 초 김 여사와 명씨 간 카카오톡 대화 등을 제시했다. 대화 주제는 당시 미한연에서 PNR에 의뢰해 A사에 보도한 여론조사다. 김 여사가 '윤이 높게 나와서 이재명 후보 쪽이 문제 삼아 A사에서 여론조사를 중단시킨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명씨가 '제가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대화 이후 미한연이 PNR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다른 언론사에 게시된다.

이 같은 대화를 보면 명씨 여론조사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우호적인 것임을 김 여사가 인식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김 여사와 명씨가 관련 내용을 논의했을 수도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실제로 검찰이 확보한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 간 메시지 내역에 따르면,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대선 기간 수시로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전송하자, 김 여사는 "충성" 등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명씨가 일방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미한연 측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여론조사 조작의 가능성이 매우 의심된다고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명씨가 미한연 실무자인 강혜경씨에게 "윤석열이를 올려 갖고 홍준표보다 한 2~3% 앞서게 해달라"고 말한 비공표 여론조사와 관련해, 실제 명씨 지시대로 응답자 수가 조정됐고 명씨가 언급한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공표 여론조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1위를 기록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미한연 측에서 설문안 문구에 대해 외부에 문의한 녹취록도 확보했다. 검찰은 미한연이 PNR을 통해 실시한 공표 여론조사 결과까지 조작하려 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할 예정이다.

이런 정황은 윤 대통령 부부의 범죄 혐의로도 연결될 수 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 제공 여론조사에 고마움을 느꼈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도와달라는 명씨 부탁을 들어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 이날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이 이송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론조사가 조작됐는지, 윤 대통령 부부가 이를 인식하고 있었는지 밝히는 것도 중요한 수사 포인트다. 미한연과 PNR 관련자 대부분은 '공표 조사는 조작이 불가능한 구조고 실제로 조작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33 경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 이상민 자택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2.19
44432 헌재왔다 되돌아간 윤…헌재, 변론연기 불허 랭크뉴스 2025.02.19
44431 태안 일가족 비극 1년…‘1형 당뇨’ 장애 인정될까? 랭크뉴스 2025.02.19
44430 13년 만에 처음 볼 일 봤다…"그 분 신장 잘 아껴쓰겠습니다"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랭크뉴스 2025.02.19
44429 교육공동체 신뢰 해치지 않게 ‘하늘이법’ 신중해야 [왜냐면] 랭크뉴스 2025.02.19
44428 이낙연 "작년 5월 계엄설 들어, 민주당도 그때 안 듯"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랭크뉴스 2025.02.19
44427 미·러, 우크라 종전 첫단추…4시간반 탐색전, 가속페달 예고 랭크뉴스 2025.02.19
44426 [사설] 쏟아지는 김건희 여사 국정 개입 의혹, 진상 규명 철저히 랭크뉴스 2025.02.19
44425 트럼프 보란 듯… 美 제재 뚫은 화웨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격 복귀 랭크뉴스 2025.02.19
44424 한미약품家 분쟁 1년 만에 완전 종식…임종훈 전 대표 지분 2.81% 매각[시그널] 랭크뉴스 2025.02.19
44423 “딥시크가 중국에 넘긴 정보는 120만 건”…처벌 불가피? 랭크뉴스 2025.02.19
44422 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우클릭’ 아니라 원래 자리” 랭크뉴스 2025.02.19
44421 이하늬, 이번엔 65억 건물 매입 의혹…"모든 절차 적법했다" 해명 랭크뉴스 2025.02.19
44420 러 외무 "美, 러 입장 이해하기 시작…유용한 협상했다" 랭크뉴스 2025.02.19
44419 관세 피해 ‘유턴’ 하면 보조금…“변죽 대책” 불만도 랭크뉴스 2025.02.19
44418 민주당, ‘김건희 돈봉투’ 목격자 증언 공개…“명태균이 보여줬다” 랭크뉴스 2025.02.18
44417 “30년 월급 모아 집 한 채?”… 대학 새내기 금융교육 현장 가보니 랭크뉴스 2025.02.18
44416 [단독] 여인형 "노상원이 계엄 조력자"‥'노상원 수첩' 실제 추진됐나 랭크뉴스 2025.02.18
44415 '불법대출' 상상인 유준원, 4년 7개월 재판받고 징역 4년 나왔다 랭크뉴스 2025.02.18
44414 尹 탄핵심판서 '尹 체포 지시' 군경 진술 조서 무더기 공개 랭크뉴스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