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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추적·주변 소리 청취 가능한
'파인드 마이 키즈' 설치 70배 급증
수업 내용 무단 녹음 등 부작용도
지난 10일 대전 초등학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 사이에서는 자녀 보호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전 초등학생 김하늘(8)양 피살 사건을 계기로 새 학기를 앞둔 학부모 사이에선 자녀 보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앱에는 보호자의 자녀 위치 추적 및 주변 소리 청취 기능이 있는데, 교육 현장에선 "도청 문제로 교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중에 유통 중인 자녀 보호 앱들은 미성년 아동의 사고 방지 목적으로 개발됐다. 길을 잃었거나 연락이 되지 않아 실종·납치 등이 우려될 때를 대비한 것이다. 앱마다 기능이 상이하지만 대체로 △위성항법장치(GPS)에 기반한 위치 추적 △자녀 핸드폰의 주변 소리 청취 △유해한 앱 사용 통제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녀와 부모 스마트폰 양쪽에 해당 앱을 설치한 뒤 연동하는 방식이다.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양이 40대 교사에게 살해당한 순간에도 자녀 보호 앱이 작동되고 있었다. 김양 아버지는 이날 오후 실종 신고 후 딸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을 통해 위치를 추적하면서 범행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양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이가 있는 여자의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계속 들렸다"면서 이미 김양은 숨진 상황이었을 것으로 유추했다.

자녀 위치 추적 및 주변 소리 청취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파인드 마이 키즈'의 기능 소개. 구글 플레이스토어 화면 캡처


당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앞다퉈 자녀 보호 앱을 설치하고 있다. 지역 맘 카페 등에서는 "기능이 괜찮은 앱을 추천해 달라"는 게시글이 속출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김양 아버지도 사용한 유명 자녀 보호 앱인 '파인드 마이 키즈'는 사건 다음 날 설치 건수가 1만7,800여 건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70배가량 폭증했다.

교육계는 김양을 애도하면서도 자녀 보호 앱이 보편화하는 상황에 대해선 우려했다. 사건 직후 한 교사 커뮤니티에는 "부모가 원하면 앱을 통해 언제든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다"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실제로 2023년 8월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파인드 마이 키즈' 앱을 이용해 교실 수업 내용을 녹음한 뒤 다른 학부모에게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에 스마트폰 앱을 악용한 도청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023년 8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한 초등학교 교사의 문자 메시지. 부장 교사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에는 한 학부모가 자녀 보호 앱 '파인드 마이 키즈'를 이용해 수업 내용을 몰래 녹음하고, 다른 학부모에게 공유한 정황이 나타나 있다. 커뮤니티 화면 캡처


"앱으로 주변 소리 청취는 위법 소지"



자녀 보호 앱으로 아동의 주변 소리를 듣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상 제3자가 전자기기 등으로 타인 간 대화를 청취하거나 녹음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업 시간 같은 평상시가 아닌 비상 상황에서 미성년 자녀의 보호자가 앱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 변호사는 "명확한 법리가 없어 사례별로 법원 판단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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