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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반도체 위주 수출성과, 내수로 연결 안 돼
중소기업 수출 강화 통해 경기침체 극복해야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그동안 한국 경제는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출이 역대급 성장을 보이며 경제성장률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아왔다. 그러나 내수경기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더 커져가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출은 대기업, 그리고 일부 업종 중심의 의존도가 심화됐고 이러한 구조적 상황이 수출 성과가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한계로 작용하면서 수출 온기를 내수에서 느끼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8.1%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대기업 수출 비중이 더욱 커지면서 수출 톱10 기업의 수출 비중은 36.6%을 차지해 6년 만에 최대 수준을 보였다. 수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도 66.5%로 2015년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전년도에 비해 11.6%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4.7% 늘었으며, 중견기업은 0.7% 증가에 그쳤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었으나 1.6%로 대폭 낮춰서 발표했다. 그만큼 올해 한국 경제의 전망이 어둡다. 몇 년째 이어진 내수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으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촉발된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무역 압박으로 한국의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 심화, 빠른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소비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미 한국은 지난해 말 인구의 20%가 노년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렇게 노년인구 비중이 커지게 되면 소비동력이 떨어지면서 일본처럼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1990년 초 버블경제가 터지면서 불황에 빠졌는데, 급속한 고령화로 소비회복 동력이 더욱 떨어지면서 장기불황을 겪었다.

그렇다면 내수경기를 위한 소비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글로벌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확인했듯 일부 업종과 일부 대기업 중심의 수출로는 경제성장의 성과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출 업종 다각화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것이다. 보다 다양한 업종에서 보다 많은 기업들이 수출에 참여하고 성과를 높여나갈 때 꺼져 가는 내수경기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글로벌시장의 중요성이 큰 상황에서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것은 큰 문제이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쳐서 한국 경제의 동력을 회복하기 어렵게 돼서는 안 된다. 당장에는 대미 통상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의 다각화를 통해 통상 리스크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성장 추세에 있는 K뷰티, K푸드 등의 대미수출 감소를 막아야 한다. 이들 업종에는 중소 및 중견기업들이 많아서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가 보다 클 수 있다. 또 중소 및 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이를 위한 인재양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K브랜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빠져나오도록 정치권도 당리당략을 내세우기보다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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