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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안전관리자가 올라와 ‘불이 났으니 몸을 피하라’고 외쳤습니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 생존자인 A씨(50대)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이날 오전 10시 51분쯤 공사장 B동 1층 수영장 인근에 적재된 단열재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오후 1시34분 초진됐다. 사진 뉴스1



12층 창밖에도 검은 연기… 인부들 달렸다

A씨는 공사 현장 B동 12층에서 마감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안전관리자의 외침을 들었을 땐 A씨도 타는 냄새를 맡았다고 한다. 그는 “불길이 12층까지 올라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건물 바깥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 게 보였다”며 “준공을 앞둔 건물 내부였고, 상대적으로 고층에 있어서 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몸을 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12층에서 함께 작업하던 8명이 먼저 옥상으로 대피했고, 이후 안전관리자를 포함해 아래층에서 작업하던 인부 등이 속속 올라오며 14명이 옥상에 대기한 것으로 기억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B동은 12층까지 있고, 그 위층에 바로 옥상이 있는 구조다. A씨는 “실외 공간이었기 때문에 연기가 들어찰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굴뚝 배관 쪽을 통해 옥상으로도 계속해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상황이었다”고 긴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분 옥상 대기 끝 14명 구조
초조함 속에 옥상에서 약 30분가량 기다린 끝에 이들은 소방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A씨는 “자력으로 옥상에 대피한 이들 중 직접적으로 크게 다친 이들은 없었던 거 같다. 헬기는 근처 소방서에 착륙했고, 그곳에서 소방대원들에게 간단히 검진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현장 작업 인원에 대해 그는 “수십명 정도였던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현장에서 일했다는 그는 “현장에서 외국인 인부는 1, 2명 정도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불은 B동 1층 물놀이 시설 부근에 쌓여 있던 단열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화 지점을 목격한 또 다른 인부는 “지하 1층에 있었는데, 천장에서 불꽃이 나더니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지하로 퍼졌다”고 회상했다. 현장 인부들에 따르면 일부는 소화기를 분사했지만 불길을 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인부들 사이에선 용접 작업 과정에서 불티가 단열재에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심정지 6명 모두 사망… 소방ㆍ경찰 감식

한편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화재 신고는 이날 오전 10시51분쯤 이뤄졌다. 소방은 오전 11시10분쯤 대응 1단계, 낮 12시쯤 대응 2단계를 각각 발령하고 인력 349명과 장비 127대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4개 구조팀이 내부로 진입해 인명을 구조했고, 헬기는 옥상에서 대기하던 인부 14명을 구조했다.

신재민 기자

화재 현장 부근에 있던 인부 6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구조된 31명 가운데 25명이 다쳤지만 연기 흡입 등 경상인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완전히 불을 끈다음 현장 감식 및 화재 원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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