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에 출석한 윤 대통령. 헌법재판소 제공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증언했다. 조 단장은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특수전사령부가 의원들을 끌어낼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조 단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2월4일) 0시31분부터 1시 사이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정형식 재판관 질문에 “0시45분인데, 그렇게 지시받았고 여러 상황을 통해 지시가 변했다”고 답했다. 정 재판관이 “정확한 워딩(발언)이 ‘본청 안으로 들어가라’ ‘국회의원 끌어내라’였냐”고 묻자 조 단장은 “그렇다.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앞서 이진우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자신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질문 대부분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헌재는 직권으로 조 단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단장은 ‘특전사가 (본청 안에) 들어간 이유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거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이 전 사령관이) ‘(특전사가) 의원들을 끌고 나오면 지원하라’고 해서 그렇게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뿐 아니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도 윤 대통령으로부터 같은 지시를 받았음을 방증하는 증언이다. 곽 전 사령관은 앞서 헌재와 국회, 검찰 등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조 단장은 이 전 사령관이 먼저 병력 철수를 지시한 게 아니라 자신이 건의한 것이라고도 밝혔다.
조 단장은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공포탄과 3단 진압봉 등을 휴대하고 출동하란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 단장은 “이번과 같이 임무가 정확히 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동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현장에 가서 오히려 보호해야 할 시민들이 저희 행위를 막는 것을 보고 상당히 의아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조 단장은 지난해 12월4일 0시48분쯤 국회로 출발하는 후속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고 기다리라”고 지시한 데 대해 “국회를 통제하는 문제도 그렇고 의원을 끌어내라는 과업도 그렇고, 그걸 들은 군인 누구도 정상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 또한 후속부대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계속하자 당시 상황상 “‘끌어내라’는 지시는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증인이 여러 목적을 가지고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 단장에게 답변할 시간도 주지 않고 몰아붙이다가 정 재판관으로부터 “맥락을 끊고 답을 강요하듯 질문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조 단장은 “저는 위인도 아니다”라며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