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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인천공항.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환승 구간에서 대기 중인 남성에게 형사들이 다가갑니다. 평범해 보이는 남성, 상의를 살짝 들치자 묵직한 복대가 나타납니다.


복대 속에서 반짝이고 말랑이는 황금빛 덩어리, 바로 금괴였습니다.

금괴 78개를 홍콩에서 일본으로 밀반송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시가 74억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2팀은 관세법(밀수출입죄) 위반 혐의를 받는 총책 45살 A 씨 등 39명을 관세청과 공조해 검거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5번에 걸쳐 금괴 78개를 일본으로 밀반송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홍콩에서 금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밀반송해 판매했는데요. 면세가로 금을 살 수 있는 홍콩에서 10%가량 저렴하게 금을 산 뒤, 금 구매 시 소비세 10%를 환급해 주는 일본으로 가져가 판매한 겁니다.

홍콩에서 싸게 산 금을 일본에서 팔면서 10% 이익을 남기고, 일본에서는 내지도 않은 소비세 10%를 되돌려 받는 수법입니다.

이 같은 범행 경로가 일본 세관에 알려지면서 이들은 홍콩 직항이 아닌 국내 경유 편을 택하는 주도면밀함도 보였습니다.

국내 공항 환승에서 국내 탑승 배달책에게 금괴를 넘긴 뒤, 배달책은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일본으로 출국한 겁니다.

■ '찰흙 금괴'로 검색 피해

더욱 기가 막힌 건 이들이 검색을 피하기 위해 금괴에 '특수 가공'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모방 범죄 우려로 경찰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불상의 방법'으로 금괴를 찰흙처럼 만들었습니다. 보기엔 반짝이고 말랑한 찰흙 덩어리지만 사실은 순도 90%의 금괴입니다.

이렇게 몸에 소지하기도 쉽고 금속탐지기 탐지에도 걸리지 않도록 만들어진 금괴는 일본에 있는 금 업자가 다시 녹여 정상적인 금괴로 가공했습니다.


이들은 "일본 여행을 공짜로 시켜 주고 여행 경비도 대주겠다"며 고교 동창이나 가족들까지 끌어들여 범행에 가담시켰습니다.

첩보 입수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2월과 9월 인천공항 환승구역 내에서 금괴를 몸에 지니고 출국하는 배달책 2명을 검거하고 공범 관계를 확인해 나머지도 검거했습니다. 주거지에서 검거된 총책 A 씨는 지난해 11월 구속 송치했습니다.


중간 관리책 2명과 인솔·배달책 36명은 곧 송치할 예정입니다. 또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전달책 1명과 일본 거주 회수책 1명은 지명 통보했습니다.

경찰은 "특정인의 지시를 받고 특정한 물건을 소지하고 출국하는 경우 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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