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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초등학교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대전의 초등학생 김하늘(7)양 살해 사건에서 가해자 교사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과 관련, 정신과 전문가들이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1일 SNS에 '우울증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가해자는 응당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지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치료율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 우울증 병력이 부각될수록 환자들이 치료를 꺼릴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서울대 심리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비슷한 맥락의 의견을 내놨다. 백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부터 환자들이 '회사에서 나를 살인자로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전해왔다"며 "우울증이 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국내 현실인 만큼 여론이 이런 방식으로 조성되는 것이 무척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은 이날 오전 "(가해자 교사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29일까지 우울증으로 질병 휴직했고 12월 30일에 복직했다"고 밝혔다.

하늘양의 부모는 "우울증이 심했다면 교사를 직무에서 배제해야 했다"고 교육 당국에 책임을 묻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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