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피해 어린이 친구들 조문에 울음바다
유족 “다시는 이런 일 없게 법 만들어달라”
유족 “다시는 이런 일 없게 법 만들어달라”
고 ㄱ양 빈소, 좋아하던 점퍼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 김양은 10일 오후 재학하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송인걸 기자
“학교에서 교사가 애를 죽이는데 어떻게 학교를 보내요.”
11일 오전 11시6분, 고 ㄱ(8)양의 빈소가 차려진 대전건양대병원 장례식장 2층에 학교 교사들이 조문했다. 교사들이 울음을 터뜨리자 ㄱ양 아버지 민규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교사들에게 말했다. 앞서 그는 “지금 딸은 별이 돼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신나게 놀고 있을 것”이라며 “딸 친구들의 충격도 클 텐데 선생님들께서 잘 살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한 교사는 “애한테…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8살 여학생이 숨진 다음날인 11일 오후 학교 앞에 추모객이 꽃다발을 내려두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ㄱ양 할아버지는 “어제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이 모두 학교로 갔다. ㄱ양 할머니가 5층에서부터 찾아다니다 2층에 잠긴 방이 있어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어른 한명이 피를 흘리며 있었고 옆에 아이가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가 날 닮아서 그림을 잘 그렸다. 이번 설에 세뱃돈을 받고 즐거워하던 순하고 착한 아이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11시35분께 ㄱ양 친구들이 조문하러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빈소는 다시 울음바다가 됐다.
고 ㄱ양이 다니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 11일 오전 누군가 ㄱ양을 위해 꽃다발과 인형, 편지, 과자를 가져다 놓았다. 송인걸 기자
ㄱ양이 숨진 학교는 문을 걸어 잠근 채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고 정문에는 누군가 ㄱ양을 위해 가져다 놓은 작은 꽃다발과 인형, 과자가 놓여 있었다. 학교 방호원은 “문 열어주지 말라고 했다”며 취재진을 외면했다.
학부모 정아무개(39)씨는 “학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방에 애도하는 글과 불안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사건을 저지른 교사가 업무가 바쁠 때만 휴직해 다른 교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몸싸움도 했다는 내용도 공유됐다”며 “아이가 3학년인데 친구들과 사건 내용을 공유하는 등 내용은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고 ㄱ양의 아버지가 11일 “법을 만들어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한편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참담하다. 오전에 교육청 대책 발표를 마친 뒤 설동호 시교육감이 조문할 예정이고 교육부 장관도 조문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ㄱ양 아버지 민규씨는 언론에 “교사가 아이를 죽이는데 어느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냐, 목과 겨드랑이 등 수십곳을 찔렸다”며 “딸을 위해 10초만 기도해 달라.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없도록 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