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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서도 “마지막까지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
박현수 신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대통령 파면 결정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돼 논란이 이는 박현수 신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가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부 때마다 대통령실(청와대)에 파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정부에서만 승진을 거듭해온 박 직무대리보다 승진 속도가 빠른 경찰은 최근 10년 이내에 1명뿐이다. 12·3 내란 사태와 조기 대선 가능성 등으로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수사와 치안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경찰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경찰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박 직무대리는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 등 보수 정권에서 세 차례나 대통령실에 파견돼 근무했다. 보수 정부와 유독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셈이다. 공직 사회에서 향후 진급이 보장되어있다는 의미에서 대표적인 ‘승진 자리’로 꼽히는 대통령실 파견을 세번이나 간 것은 이례적인 경력이다.

박 직무대리는 경찰 내 ‘간부’라 부를 수 있는 경정 이후의 모든 승진도 보수 정부에서 했다. 그는 2009년 4월 경정, 2016년 12월 총경, 2023년 1월 경무관으로 승진했는데 모두 대통령실 파견 도중에 이뤄졌다. 이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 파견됐던 2023년 10월에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이 됐고, 지난해 6월부터는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직할 통치하려고 신설한 직제라 비판받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에 발탁됐다. 이번 치안정감 승진 내정은 그의 치안감 승진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보수정부를 거치며 ‘폭풍 승진’한 박 직무대리의 승진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다. 평균적으로 6년 10개월 소요되는 경무관 승진을 박 직무대리는 6년 1개월 만에 했고, 평균 1년 11개월 걸리는 치안감 승진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경무관부터 치안정감까지 세 단계 승진에 2년 1개월이 걸린 건데, 평균(3년)보다 크게 빠른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경찰 내부에서 박 직무대리보다 같은 직급의 승진 속도가 빠른 경찰공무원은 김봉식 전 서울청장(1.89년) 1명뿐이다.

이례적인 인사에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일선서의 한 경정은 “군과 경찰은 내란의 가장 큰 동조범이라 이번 정부에서 고위직 인사는 안 하는 게 맞다”며 “(이미 승진한 이상) 이 사람들이 다음 정부에서도 요직에 갈 수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정치 경찰”이라고 말했다. 과거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한 경찰도 “서울청장은 공식적으로 수사지휘는 못해도 인사권으로 수사라인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라며 “(이번 인사에 대해) 내부에서는 마지막까지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병도 의원은 “박 직무대리는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대통령실 파견과 승진을 거듭했고 특히 윤석열 정권 들어 초고속으로 승진한 대표적 ‘정치 경찰’”이라며 “윤 대통령이 무리하게 ‘옥중 인사'를 단행한 것은 내란 수사 방해와 은폐를 넘어 탄핵 불복을 위한 포석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입장을 내어 “내란 관여 의혹이 있는 고위 경찰들을 승진시킨 인사는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 경찰 승진 인사는 계엄 수사 확대를 막고 윤석열의 의중을 반영한 인사로, 이 인사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은 내란의 공범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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