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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월 삼돌이 마을 마을회관 현관에 놓인 주민들의 신발. 다수의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농촌 마을엔 쓰임새가 많지 않은 커다란 공공건물들이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흔들다리가 지어진 산골 마을도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 소멸을 막고 농촌 마을을 살리겠다며 중앙정부나 지자체 예산으로 세운 것들이다. 대부분 ‘탁상행정’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주민들이 직접 나서 마을이 필요한 사업을 벌이는 곳도 있다. 주민이 지역 공동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마을은 뭐가 다를까. 경향신문은 주민들이 마을 발전 계획을 세우고 사업에 참여하는 강원 영월 운학1리와, 면 단위 농촌 주민들이 자치회를 구성해 마을의 과제를 풀어가는 전남 곡성 죽곡면을 찾았다.

옥화 할머니의 그림책

강원 영월 삼돌이 마을 운동장 무대에 지난달 2일 ‘삼돌이가 행복한 마을’이란 글귀가 있다.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영월군 무릉도원면 운학1리는 치악산 자락에 있는 오지 중의 오지다. 2000년 폐교된 운학분교는 마을의 중심부인 ‘두무골’에 있는데, 이는 ‘두메산골’이란 뜻이다. 두무골 인근 골짜기는 ‘곰산이골’이라고 불리는데, 예전부터 인적이 드물고 곰 따위 산짐승이 많았던 곳이란다. 운학1리는 산촌이라 농지도 얼마 없다. 주민들은 산을 개간해 콩·옥수수·고추·들깨 등을 심는다.

그런 오지 마을에 살러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05년만 해도 150명이 안 되던 주민이 이제는 230여명으로 늘었다. 원주민과, 20년 이상 마을에서 지내며 원주민이 되다시피 한 귀촌인, 새로 들어온 귀촌인 등이 어우러져 산다. 마을 이름도 ‘삼돌이 마을’이라고 지었다. ‘박힌 돌’(원주민), ‘굴러온 돌’(귀촌인), ‘굴러올 돌’(예비 귀촌인)이 함께 사는 마을이란 뜻이란다.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귀촌인이 늘면서 크고 작은 갈등도 생겼다. 원주민과 귀촌인은 마을에 가로등 하나 설치하는 것을 두고도 말다툼을 벌였다. 귀촌인들은 ‘밤길이 어두워 무섭다’며 가로등을 세우려 했고, 원주민들은 ‘밤에 깜깜해야 들깨가 잘 여문다’며 반대했다. 결국 가로등은 설치하되 오후 10시에는 불을 끄는 것으로 합의했다.

삼돌이 마을은 주민 간에 의견이 충돌하면 각자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는다. 마을의 대소사도 주민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2019년 이주한 주민 안승배씨(53)는 “다수결로 정하면 소수의견이나 소수자를 배려하지 못한다”며 “주민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절대로 그 일은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돌이 마을 주민들의 제안으로 지은 행복꿈터. 폐교된 운학분교를 리모델링해 귀농귀촌학교 강의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마을 이장 안충선씨(68)도 2008년 귀촌해 마을 일을 하다가, 그를 눈여겨본 주민들의 전원 찬성으로 2013년 이장이 됐다. 이장과 주민들은 2013년 운학1리의 ‘10년 계획’을 짰다. 폐교된 운학분교를 도교육청에서 빌려 마을 생활 공간으로 쓰다가, 마을 기금을 모아 매입하자는 내용 등이 여기에 담겼다.

이제 마을 소유가 된 폐교에서 주민들은 마을총회를 열고, 동아리 활동을 한다. 세탁실에 설치한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로 밀린 빨래도 한다. 2021년부터는 폐교 공간을 활용해 귀농귀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안 이장은 “농촌에 먼저 온 선배로서 조언해줄 수 있고, 덕분에 우리 마을로 귀농·귀촌하려는 도시 사람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2023년에는 마을의 두 번째 10년 계획이 주민총회를 통과했다.

부족한 자금은 중앙정부나 지자체 공모사업에 지원해 충당한다. 오래된 시설을 정비하고 마을 길을 꾸미고, 예비 귀촌인들이 마을에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 ‘마을종합개발사업’(이상 농림축산식품부), ‘새농어촌건설운동 사업’(강원도) 등에 공모해 예산을 따냈다. 안 이장은 “웬만한 공모사업을 거의 다 가져와서 더는 도전할 사업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삼돌이 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2일 안충선 이장(오른쪽) 등 개발위원들이 마을의 현안과 관련해 회의를 하고 있다.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삼돌이 마을을 방문한 날은 지난달 2일이었는데, 이날은 이장, 부녀회장,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의 개발위원들이 참여하는 월례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회의에서는 주민 중 관심 있는 이들을 선발해 ‘치유농업’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안건이 나왔다. 주민 역량을 키워 향후 관련 사업을 진행해보자는 얘기다.

농촌 주민들의 이웃 간 의존도는 도시보다 높다. 편의점 하나 없는 이 마을에선 식자재가 떨어지면 읍내가 아닌, 이웃집에 먼저 찾아간다. 보일러에서 물이 새어 나오면 출장업체 대신 이웃을 찾는다. 마을 주민은 서로의 사회복지사로 존재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먼저 발견하는 것도 이웃이다.

삼돌이 마을 주민 김옥화 할머니가 지난달 3일 직접 그린 그림책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김옥화 할머니(89)는 마을에서 혼자 지낸다. 남편은 20여년 전 세상을 떠났고, 슬하의 일곱 남매는 도시에 뿔뿔이 흩어져 산다. 옥화 할머니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다. 그림 강사로 활동하는 주민 이정해씨(54)가 옥화 할머니처럼 혼자 사는 어르신 집에 찾아가 말동무가 됐다.

“저기 고일재(마을 위쪽 고개) 넘어 ‘해을래 잔치’에 간 적이 있었어. 부부가 환갑(60세)·진갑(62세) 다 지나도 아프지 않고, 자식들도 잘 자라고, 부자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잔치여. 그게 어렵지. 사람 살다 보면 오만 풍상이 다 있거든. 애 업고 고일재를 넘어오매 우리 집 양반한테 그랬어. ‘우리도 해을래 잔치 꼭 하자’고. 근데 우리 양반이 먼저 갔어. 우리 애들 다 모아서 내 진갑상 차려주고 얼마 안 있다가 갔지. 그 진갑상이 내가 받아본 가장 큰 상이야.”

이씨는 “방금 말씀하신 거 한번 그려보세요”라며 옥화 할머니에게 색연필을 건넸다. 할머니는 직접 손글씨까지 썼다. 할머니의 입담과 그림, 글씨가 <해을래 잔치>라는 그림책이 됐다. 그렇게 80~90대 어르신 5명이 쓰고 그린 마을 그림책 12권이 만들어졌다. ‘굴러온 돌’인 귀촌인들은 ‘박힌 돌’인 어르신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더 존중하게 됐단다.

삼돌이 마을 노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엮어 만든 그림책. 영월 | 서성일 선임기자


운학1리는 이장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장이 없어도 마을공동체가 잘 유지될 수 있을까. 안승배씨는 “그런 걱정도 있지만, 우리 마을은 마을 10년 계획, 주민회의, 만장일치제 등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돼 마을 일에 대한 주민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 이장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저 없이도 잘 굴러갈 겁니다. 마을을 끌어갈 사람들은 많거든요.”

가온이의 새 동네

전남 곡성 죽곡면 주민 류가온양(9)이 지난달 13일 농촌유학 공동주택 앞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고 있다. 오송이씨 제공


전남 곡성 죽곡면 삼태마을 초입에는 새로 지은 1층짜리 주택 여러 채와 놀이터가 있다. 죽곡면으로 ‘농촌유학’을 온 가족을 위한 공동주택 단지다. 근처 강빛마을의 빈집을 빌려 살던 농촌유학 가족들이 올해부터는 이곳에 머물게 된다.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 등을 갖춘 방 3개짜리 목조 주택이 14개 동이고, 앞으로 3개 동이 더 만들어진다.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 가족은 최장 5년 동안 월 30만원을 내고 이곳에 머물 수 있다. 아이의 학교는 전교생 30여명의 ‘작은 학교’ 죽곡초등학교로, 마을에서 5㎞ 정도 떨어져 있다.

가온이네 가족은 지난해 12월 삼태마을 공동주택 단지로 왔다. 서울 화곡동에 살다가 2022년 8월 죽곡면으로 농촌유학 온 이들은 그동안 강빛마을에 살았다. 이사날 두 마을 주민들이 1t 트럭 3대를 동원해 가온이네 이사를 도왔다. 이사를 마친 뒤, 삼태마을 마을회관에서는 주민들이 팥칼국수를 해 나눠 먹었다.

죽곡면 삼태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12월28일 마을회관에서 주민회의를 하고 있다. 회의에는 마을 최연소자 류가온양(9·가운데 흰색 옷)도 참석해있다. 곡성 | 윤기은 기자


지난해 12월28일 오전 11시. 마을회관에서는 주민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가온이네 가족도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장이 연임됐고, 마을의 장애인 여성이 만장일치로 신임 부녀회장으로 선출됐다. 가온이 엄마 오송이씨(39)는 “주민분께 인사드리려고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회의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배우는 게 있겠다. 요즘 뉴스 보고 애들이 ‘민주주의가 뭐냐’고 묻는데, 민주주의가 뭔지 직접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열세 살인 언니 가람이는 사뭇 진지한데, 아홉 살 가온이는 “회의가 너무 길다”며 몸을 배배 꼬았다.

전남 곡성 죽곡면 삼태마을 초입에 있는 농촌유학 공동주택 부지에 지난 8일 눈이 쌓여있다. 오송이씨 제공


가온이가 이사 온 공동주택 단지는 죽곡면 주민들로 이뤄진 ‘주민자치회’가 곡성군에 제안해 만들어졌다. 주민자치회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의사결정기구로, 마을 발전·활성화 계획 등을 세운다. 곡성군 조례에 따라 군수는 주민자치회 계획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의무가 있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을 짜고 행정 업무를 조언하는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권한이 있다.

죽곡면 주민자치회는 2017년 주민들이 공부모임을 거쳐 2019년 출범했다. 죽곡면 28개 마을의 모든 주민이 자치회원이다. 주민을 대신해 위원 40여명이 마을 의제를 논의하고 연 1회 주민총회를 연다. 위원 중에는 10대도 있다. 주민자치회가 매년 개최하는 죽곡면 축제 이름은 주산물인 토란을 따서 ‘죽곡 토란도란마을축제’로 정해졌는데, 이 아이디어를 낸 위원이 당시 열 살이던 죽곡초 4학년 학생이었다.

죽곡면 주민 류가온양이 지난해 11월2일 열린 ‘죽곡 토란도란 마을축제’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다. 오송이씨 제공


죽곡면에는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사회적 협동조합인 ‘함께마을교육’도 있다. 주민자치회와 함께마을교육, 죽곡초 등은 죽곡면마을교육자치회를 구성해 다양한 강좌를 개설했다. 농사 등 생태수업이 죽곡초의 정규수업으로 채택됐고, 죽곡초 아이들은 마을기자단 활동을 벌인다. 초등·중등 수학 공부방(스스로 배움터)도 만들어졌다. 방학에는 마을 목공과 과학 놀이 수업이 진행된다. 성인을 위한 강좌도 있다.

죽곡면 주민자치회가 의결한 사업을, 주민들이 조합원인 함께마을교육이 진행하기도 한다. 예컨대 어르신 집을 방문해 전등을 갈아주고, 한 끼 식사나 반찬을 제공하는 등 ‘마을 홍반장’ 역할을 하는 ‘죽곡마을119’는 자치회가 의결한 사업인데, 함께마을교육이 농식품부의 농촌돌봄활동지원 예산을 받아내 사업을 진행한다.

삼태마을 공유텃밭에 지난해 12월28일 월동무와 배추가 심겨 있다. 곡성 | 윤기은 기자


삼태마을도 이 사업 예산으로 800평(0.26㏊) 크기 공유텃밭을 마련해 농사를 짓고, 여기서 나온 식재료로 주민들이 매일 밥 한 끼를 같이 해 먹는다. 반찬도 만들어 다른 이웃과 나눈다. 주민자치회와 협동조합이 지원하는 이 사업은 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공유텃밭에) 방풍나물을 심었어. 청년들이 비니루(비닐) 씌우면 우리 엄니들이 심지. 같이 농사지으니 재밌지라. 동네 사람이 다 함께 비고(베고), 장아찌도 담아 묵고…” 삼태마을 김봉애 할머니(84)의 말이다.

주민자치가 ‘소멸위기’ 농촌 마을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함께마을교육 대표이자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삼태마을 주민 박진숙씨(53)가 말했다. “농촌에서는 당연히 누려야 할 공공서비스가 축소되고 있어요. 먹거리 등 복지서비스 늘리고, 주거권과 이동권 확보하고 주민 일자리 만들고… 주민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게 소멸을 막는 일 아닐까요? 죽곡면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그 일을 함께하는 거죠.”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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