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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우리나라 해운 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교역로 중 한 곳으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운하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10일(현지 시각) 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려 미국 정부 소유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무료로 통과하기로 했다는 주장을 철회한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해군 군함 등 정부 소유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 면제 입장을 고수하고, 파나마 운하청은 이에 맞서고 있는 상태다.

HMM의 컨테이너선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HMM 제공

해운업계에서는 미국 정부 소유 선박의 파나마 운하 무상 통과가 이뤄지면 다른 나라 선박의 운하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 군함이 운하 통행세를 내지 않으면 파나마 운하청이 줄어든 운하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선박의 통행료를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바 주재 파나마 대사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6년 간 군함과 잠수함의 통과에 총 2540만 달러(약 367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 운하 대신 다른 경로를 찾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80㎞ 길이의 해상 관문이다. 양방향에서 이용하는 선박은 연간 1만3000척 수준이다. 운하 통과 시간은 8~10시간 정도인데, 이를 거치지 않으면 남미 대륙 남단으로 돌아야 해 15일 이상이 걸린다. 남극을 가로지르거나 육로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 시간을 고려하면 선택하기 어려운 방안이다.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1만3000척은 전 세계 교역량의 5~6%를 담당하는데, 2023년 기준으로 미국(71.8%), 중국(22.7%), 일본(14.5%), 한국(9.8%)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통행료는 선박의 크기, 화물의 종류, 양 등에 따라 달라지며 화물선의 경우 최대 50만달러(약 7억원)다. 통행료는 이용량에 따라 급등하기도 한다.

지난해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 통행량이 하루 31척에서 25척으로 제한됐을 때 운임이 급등한 바 있다. 당시에는 물동량이 많아 화주에 가격 인상을 전가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줄면 운임을 화주로 전가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은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가 위탁 관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파나마 운하 무상 통과 주장이 전략적 요충지를 통제하기 위한 협상 카드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운하 통제권 환수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월 파나마 운하가 미국, 중국 모두에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래픽=정서희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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