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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소설 ‘상남자’ 작가
김태궁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 인터뷰
인기 웹소설 '상남자'를 집필한 김태궁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이 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40대의 나이에 ‘한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 한유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성공 신화를 쌓았지만 동료로부터 비난받고 아내와도 결별한 그는 허무함에 시달리던 와중 신입사원이었던 20대의 자신으로 환생한다. 과거로 돌아온 한유현은 경쟁사 ‘일성전자’는 물론 글로벌 제조사 애플의 미래 전략마저 역이용해 동료와 함께 그가 몸담은 회사를 일류로 성장시켜 나간다.

네이버 웹소설이자 동명의 웹툰 ‘상남자’ 얘기다. 이 작품은 LG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메인 구동 칩을 개발하는 김태궁(41) 책임연구원이 썼다. 국내에서만 4100만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웹툰으로 일본에서 월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히트작이다. 지난 4일 김 책임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작중 주인공을 보면 “OLED가 미래다”라는 말을 한다.
“디스플레이를 주 사업으로 하지 않는 회사도 미래를 얘기할 때는 무조건 전면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미래에 모든 기계가 다 사라져도 디스플레이는 살아남고, 그중에서도 가장 선명한 OLED가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귀 전 한성전자 사장이었던 한유현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괴로워한다.
“제가 겪은 것 아니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이 뉴스를 뒤덮을 시기에 입사를 했다. 또 한유현을 후회하게 만들기 위한 적당한 수준의 만화적 장치이기도 했다.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구조조정 집행자라는 타이틀에는 여러 대의명분이 들어가지 않나. 이런 측면에서 구조조정이라는 행위가 주인공의 고뇌를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기 웹소설 '상남자'를 집필한 김태궁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이 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소설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풀터치폰(컬러폰) 개발이다.
“소설에 나오는 ‘컬러폰’은 과거 출시됐던 쿠키폰을 오마주한 것이다. 그때 당시 거의 모든 회사가 스마트폰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는데, 꾸준하게 정확한 전략을 가지고 밀어붙였다면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소설에 보면 실무진은 물론이고 임원진, 경영진조차 스마트폰에 회의적인 모습이 나온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당시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기 힘들었던 때를 기억하실 것이다. 업계에서 운영체계도 통일이 안 돼서 개발 측면에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고. 스마트폰이 들어올 당시 여러 제품이 성공적으로 팔리고 있었으니 스마트폰이 각광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골프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온다.
“입사하기 전에는 대기업에 들어가면 당연하게 골프를 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연습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하니 그럴 시간이 없더라. 신입사원 교육하는 연수원에 갔는데 골프연습장이 있어도 아무도 들어갈 생각을 못했다”

-만약 정말 사장급 인물이 신입사원으로 회귀한다면
“생각보다 한 사람이 이룰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 미래를 아는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서 스마트폰을 만들자 해도 아무도 돕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보편적인 기술이 그때는 당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작중 한유현은 굉장히 똑똑하고 종합적인 사람이었다. 혼자 날고 기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움직여 동기를 부여하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그래서 그려진 것이다”

-한유현은 회귀한 뒤 삶에서 “주변 사람들과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늘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성공에 대한 갈망이 엄청나게 큰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하는 일을 항상 좋아했다. 소설에 나오는 긍정과 감사의 내용이 인생관을 바꿨다는 독자의 말이나, 내 작품을 읽고 날 인정해주는 말을 들으면 많이 뿌듯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더 큰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나. TV를 사지 않는 가정조차 늘어가는데.
“인공지능(AI)이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콘텐츠가 핵심이다. 현재 모니터는 480Hz의 주사율을 낼 수 있고, 모니터는 UHD를 넘어 8K까지 가고 있다. 여기에 걸맞은 콘텐츠가 보편화되면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OLED가 뉴노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품을 보면 주인공 한유현은 MP3나 PMP 패널을 납품하는, 비핵심부서인 상품기획3부에 배치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운도 따라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노키아를 예를 들면, 그 회사가 무너지는 시기에 입사를 했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빛을 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제반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다만 시장에서 외면받은 제품일지라도 계속 개발을 거듭해서 시장을 키운 사례도 있지 않나. 어디서든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유지하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 아닌가 싶다”

-작중 한유현은 사랑과 일, 인간관계에 대한 상당한 후회를 안고 회귀한다.
“후반부 주인공의 모습은 내가 바라고 그리던 이상향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의 나는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엄청 가깝게 지내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런데 소설을 쓰면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나이스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예전의 내 모습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좋은 점이 보인다. 지금 순간만큼은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그런 순간들이 인연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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