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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치료 권위자 신영철 교수
“균형 잡힌 도파민은 건강한 삶 도와”
연합뉴스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은 의학적으로 맞는 말일까.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까. 중독 치료 권위자인 서울 강북삼성병원의 신영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도파민에는 죄가 없다. 중독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과도한 SNS 콘텐츠 소비를 경계하는 표현인 도파민 중독을 지나친 자극 추구 사회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생각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도파민은 인간의 동기 강화를 위해 뇌의 ‘보상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행위를 할 때 도파민이 분비되면 즐거운 감정이 생기고, 이는 그 행위를 반복하고 싶은 동기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균형 잡힌 도파민이 뇌의 적절한 부위에서 활동할 때 건강한 삶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SNS나 유튜브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그 행위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신 교수는 외려 “고강도 노동에 지친 현대인이 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휴식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몰입이 도를 넘어서면 일상의 리듬이 깨지고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불안, 우울, 집중력 저하 등의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30초~1분 이내의 숏폼 콘텐츠(숏츠)는 중독성이 더욱 강하다. 짧고 강한 자극일수록 뇌에서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그리고 이런 즉각적인 보상은 더욱 쉽게 반복 행동을 일으킨다. 나아가 사고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신 교수는 “별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뇌의 고위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피질이 아니라 하부 영역인 자동조정 시스템을 통해 습관적으로 이뤄진다”며 “이에 익숙해지면 고차원적인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내성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신 교수는 “인간의 뇌는 지속적으로 큰 자극을 받으면 작은 자극에는 반응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소풍만 가도 아이들의 일상에서 큰 이벤트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은 디즈니랜드에 다녀온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디즈니랜드가 부정적인 게 아니라 아이들이 더는 소풍에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가 안타까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의 뇌는 점점 역치를 높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큰 자극을 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도파민 디톡스’에 대해서도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쇼핑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평생 쇼핑을 금지할 수 없듯이 디톡스의 목적은 완전히 끊는 게 아니다. 다만 중독이 심각할 땐 잠시 동안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신 교수는 “내 삶과 균형을 이루도록 적절한 사용 방법을 훈련하는 게 진정한 의미의 디톡스”라며 “오프라인 세상도 즐겁다는 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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