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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
“자기계발이 답 아니었다… 교만에 취했던 과거 반성”
“현실 앞 무너졌을 때 하나님 다시 만나”
유튜버 유튜브읽어주는남자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최근 신앙이 생기게 된 계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였습니다.’ ‘이에 피터슨 교수가 말합니다.’

이 유행어들을 남긴 장본인이자 한때 유튜브에서 자기계발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던 크리에이터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유읽남)’가 신앙을 고백하며 돌아왔다. 지난해 6월 돌연 자취를 감췄던 그는 크리스마스였던 12월 25일 ‘신이 아직 죽지 않은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명제를 종교철학자들의 해석을 통해 풀어내며 ‘신은 부활했기에 죽지 않았다’는 결론을 제시한 영상이었다.

영상 말미에서 그는 “겸손이라는 교만에 취해 살던 과거를 반성하며, 신의 노래를 조금이라도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태복음 7장 13~14절을 전했다. 그의 신앙 고백에 많은 팬이 환영의 댓글을 남기며 그를 위해 기도해왔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읽남은 자신의 신앙 여정을 직접 들려주었다. “어린 시절 잠시 교회를 다닌 적은 있지만, 오랜 시간 무신론자로 방황하다가 다시 하나님을 만났다. 교회를 다닌 지 이제 7~8개월 정도 됐다”고 간증했다. 그는 신앙을 “매일 죽고,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에서 예수님의 손을 붙잡고 새 생명을 얻는 것”이라며 “때때로 스스로 내려놓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자신을 깨뜨리지만, 결국 기쁨으로 그분께 이끌려 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자기계발’ 매료됐으나 직면한 좌절
자기계발 유튜버로 활동하던 당시의 유읽남. 유읽남 제공


유읽남은 2019년 유튜브 활동을 시작해 사회적 이슈와 인물 분석을 다루다가 자기계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의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캐나다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이었다. “피터슨 교수의 ‘짐을 짊어지고 가라’(Pick up a load and carry it)는 메시지에 매료됐다”는 그는 “삶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책임을 선택함으로써 의미와 성장을 찾으라는 가르침이었다”고 당시 생각을 전했다. 이후 그는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시청자들과 나누기 위해 자기계발 콘텐츠를 제작했고 좋은 반응을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그는 예상치 못한 전환점을 맞았다. 여자친구와의 이별, 유튜브 수익 정지, 동료들과의 갈등이 한꺼번에 닥치면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의문에 빠졌고 활동을 중단했다. 자기계발을 신념으로 삼고 ‘모든 것은 내 책임이며, 내가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현실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특히 유튜브 수익 정지는 그로선 다소 억울한 일이었다. 유읽남은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가 아니었지만, 유튜브의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재사용 콘텐츠로 분류되면서 수익 창출이 제한됐던 것. 그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 편집 과정 자료를 누락한 탓에 이의 신청도 기각됐다.

그는 이 시기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인 고난을 통해 시작된 신앙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어느 날 갑자기 엎드려 3~4시간을 펑펑 울며 처음으로 기도하게 됐고, “제발 저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를 통해 “내가 교만하게 살아왔으며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다시 돌아간 교회… 유튜브는 신앙 기록 도구로
유읽남 유튜브 채널 캡처.


신앙에 대한 갈급함을 느낀 그는 유튜브에서 조정민 목사의 베이직교회 설교를 접하며 큰 영향을 받았다. 조 목사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신앙을 더 깊이 배우기 시작했고, 그의 권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교회에 출석했다. 이후 폴 워셔, 존 파이퍼, 팀 켈러 등의 저서를 탐독하며 신앙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석 달 만에 메시지 성경을 일독하고 100권 이상의 신앙 서적을 읽었다.

그는 결국 유튜브를 통해 신앙을 기록하고 나누기로 결심했다. 과거에는 유튜브가 ‘일’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신앙이 그의 삶 그 자체가 됐다. 콘텐츠 형식도 변화했다. 초기부터 함께한 팬이자 편집자를 정식 팀원으로 영입하며, 내레이션 중심의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과 영화, 드라마의 서사를 활용한 형식으로 바꿨다. 신앙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유’ 시리즈는 그의 신앙 여정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처음 세 편에서는 직접적으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 기독교 철학과 변증을 다뤘다. 네 번째 영상 ‘고난이 찾아오는 이유’에서는 성경 속 인물을 등장시키고, 마지막에는 구독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며 신앙을 더욱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고난은 필연적이며, 이를 통해 성숙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나님 안에서만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한 다섯 번째 영상의 주제는 ‘아무리 해도 공허한 이유’다. 그는 자기계발 유튜버였을 때처럼 실제 삶에서는 변화 없이 신학적 지식으로 채우려는 어린 신앙을 가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근처 갈비탕집에서 식사하던 순간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그때 “아무리 채워도 공허하지만,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낼 때 비로소 채워진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조회수보다 더 값진 영향력

유읽남 사진. 신석현 포토그래퍼


조회수는 과거처럼 높지 않지만 그는 “오히려 자유롭다”며 “구독자들과의 만남에서 ‘나도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들으며 자신의 콘텐츠가 신앙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그는 과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인기 영상 중 자극적이거나 반기독교적 성향이 강한 콘텐츠를 삭제했다. 또한 “자기계발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의지하며 눈앞의 이웃을 돕고 자연스럽게 성실한 삶을 살아가려 한다”고 고백했다.

그의 기도제목은 ‘성령 충만’이다. “제가 온전한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온전하심으로 100% 의존하며 인도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인사했다. “여러분 모두 평안하세요.”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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