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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군 사령관들이 계엄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담긴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초 작성된 메모를 수 개 발견했다고 한다. 특히 이중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고 적힌 메모를 확보했는데, 이는 정보사·특전사·수방사·방첩사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모두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나 국회 등에 병력을 파견한 핵심 부대들로, 모두 사령관들이 구속된 부대다. 이들 사령관이 비상계엄 최소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지시를 받아 계엄을 준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일과 11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장관, 여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 5인이 식사자리를 가졌고,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비상대권을 통해 이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다만 여 전 사령관 측은 “비상계엄을 만류하기 위한 논리를 생각하기 위해 작성한 메모다. 메모엔 ‘오판하지 마시라’ 이런 내용도 들어가 있다”는 입장이다.

(왼쪽부터)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뉴스1
‘ㅈ’의 경우 정보사가 아닌 지상작전사령부라는 해석도 있다. 강호필 지작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들”이라고 소개한 4인(지작사·특전사·수방사·방첩사령관) 중 한명이다. 또한 이 4명의 사령관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이후인 4일 새벽 3시 20분쯤 김 전 국방장관이 연 화상회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중 지작사는 유일하게 계엄에 병력을 투입하지 않은 부대다.

또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기존에 알려진 체포 명단과 유사한 지난해 11월 초 작성된 메모도 발견했다. 이 메모엔 최재영 목사의 이름도 적혀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선물하고, 이 과정을 몰래 촬영해 공개한 인물이다. 이후 중앙지검에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으로 고발해 김 여사는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이름도 포함됐다. 이 전 의원은 통진당 내란선동 사건으로 구속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받았고, 2021년 12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중순 방첩사 고위간부로부터 여 전 사령관이 ‘포고령 위반’이란 이유로 정치인 체포를 언급했단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여인형 사령관이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듣게 됐는데, 사령관이 ‘이재명, 한동훈’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며 “위 사람들을 체포하는 것으로 유추가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왜’라고 묻자, 사령관이 ‘포고령 위반이다’라고 답했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여 전 사령관은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체포조 의혹과 관련된 신문에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 답변이 제한된다”고 증언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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