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일본도를 일면식 없는 이웃 주민에게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 모 씨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형사합의12부는 오늘(21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백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처단한다는 분명한 의식과 목적 하에 살해 행위를 한 점, 유족들이 입은 고통이 막대함에도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피해 회복 절차도 밟지 않은 점을 들어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또, 범행이 불특정 다수가 통행하는 곳에서 이뤄져 극심한 불안과 혼란을 야기한 점도 사형을 구형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 피해자 아내 "살인마 영원히 격리시켜 달라"
서부지법이 '법원 폭동 사태' 후 청사 방호와 안전 관리를 위해 법원 관계자 외에 출입을 제한하면서, 출입기자들도 오늘 결심 공판을 취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에 피해자 아내 A 씨가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통해 "한 시민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마를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달라"는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A 씨는 입장문에서 "내가 죽어야 이 사건에 집중을 하고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줄까 너무 답답하다"며 아이들이 엄마마저 없는 삶에 서러워할까 죽지도 못하고 미칠 것 같다"는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A 씨는 남편이 생전 아들과 나눈 메시지와,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가족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A 씨는 오늘 증인신문에서 사건 당일은 여름휴가 준비를 이야기하며 저녁밥을 같이 먹고 아이들과 놀아준 후 잠잘 준비를 한 평범한 하루였다며, "잠들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담배를 피러 잠시 나간 건데 그날 밤 나갔다 온다는 뒷모습이 마지막이 될 거라곤 차마 꿈에서도 상상을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백 씨가 주장하는 심신미약에 대해서도 "남편을 예전부터 지켜보며 살인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남편의 희생이 아니었으면 다른 주민이 희생당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의 부친도 "우리 가족은 고통이 끝이 없는데 저 살인 악마가 인권이 있어 하늘을 보며 밥을 먹고 산다면 망자의 억울함을 어떻게 한단 말이냐"며 "사형에 처해 공정한 법치가 살아 있는 것을 보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백 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3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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