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5시간도 안 돼 종료했다. 늦으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된 배경엔 내란 혐의가 비교적 뚜렷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18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오후 2시쯤부터 오후 6시50분쯤까지 약 4시간50분 동안 진행했다. 공수처에서는 주임 검사인 차정현 부장검사를 비롯해 6명의 검사가, 윤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윤갑근·송해은·석동현·차기환·배진한·이동찬·김계리 등 변호사 8명이 나왔다.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 대통령도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직접 밝히겠다며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직접 법정에 나왔다.
공수처 검사들이 먼저 오후 2시15분부터 70분간 입장을 밝혔다. 이후 오후 3시25분쯤부터 약 70분간 윤 대통령 측 김홍일·송해은 변호사가 각각 준비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해 이를 반박했다.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윤 대통령 역시 오후 4시35분쯤부터 약 40분간 발언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인 점을 고려해 역대 최장 심사시간(10시간6분)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내란 혐의가 비교적 뚜렷해 심사가 빨리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양측의 공방 내용과 서면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된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기각되면 즉시 풀려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돌아간다.
영장실질심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다. 오전 10시 심사를 시작해 오후 8시6분쯤 종료해 10시간6분이 걸렸다. 역대 두 번째로 심사가 오래 걸린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2023년 9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는 오전 10시7분부터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17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서 전 실장 전까지 역대 최장 기록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8시간42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