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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지능형 안전 펜스가 설치된 서울 마포대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남성이 증가한 이유로 ‘여초사회’를 꼽으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놔 논란이 인다.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 제4선거구)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 시도 2년 연속 1000여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자료는 서울시가 제출한 최근 6년(2018∼2023년) 한강 교량별 자살시도 및 투신 현황과 함께 지난 6년간 한강 다리에서 자살시도를 한 4069명 가운데 남성(2487명)이 여성(107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에는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가 지난해에는 7배 넘게 벌어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문제는 김 의원이 한강 다리 자살시도자 간 성별 차이를 ‘여성의 사회참여’ 탓으로 돌렸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의 증가에 따라 남성의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 변화, 여성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의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해 남녀가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분석이 단편적이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남성 자살률은 항상 높았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정할 때 남성 자살률이 높아졌고 여성 자살률도 함께 높아져 왔다. 성별로 구분한 해석은 금시초문이고 비과학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제보건통계보고서를 보면, 최근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남성 자살률은 여성 자살률의 2배 이상 높았다.

이런 차이는 성별에 따른 자살 시도 양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 교수는 “남성이 자살 시도를 할 때 더 확실한 방법을 쓰는 경향이 있어 자살 ‘완료율’이 더 높은 편이다.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중독 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남성 자살률이 높은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자살 고위험군은 여성이 더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살 시도율은 여성이 훨씬 높아 투신자살 데이터만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자살 생각 유경험자는 여성이 16.3%로 남성(13.1%)보다 높다. 자살시도로 의료기관에 방문한 비율도 여성이 64.8%로 남성(35.2%)에 견줘 약 1.8배 많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문제의 대책을 ‘여초사회 극복’이 아니라 오히려 ‘성 역할 탈피’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며 남성이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면, 남성이라 생계 부양을 해야 한다거나, 여성이라 아이를 전담해서 키워야 한다거나 하는 게 아닌 누구나 생계부양자, 아이 양육자가 되어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사회로 나가는 게 오히려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에 “‘성별 간 자살률 차이’에 대한 해석 부분은 전혀 근거 없이 쓴 게 아니라 실제로 2023년부터 여성의 인구 비율이 더 높아져 남성 자살률에 대한 원인을 나름대로 추론해서 개인적인 관념에 의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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