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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밀크티·찜닭... 중국 외식 브랜드 한국 상륙
저가-고급 브랜드까지 다양... MZ세대 입맛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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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인근, 파란색 판다 캐릭터가 그려진 한 가게 안이 책가방을 멘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중국 밀크티 프랜차이즈 ‘차백도(茶百道)’의 국내 1호점이자, 해외 1호점 전경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사고 펄(Sago pearl)이 들어간 과일 음료인 ‘망고 포멜로 사고’다. 사고란 사고야자 나무에서 추출한 녹말로 만든 식용 전분 경단이다. 카사바 전분으로 만드는 버블티 속 타피오카 펄보다 더 작은 개구리알 같은 외형에 독특한 식감을 낸다.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는 화채로 만들어 먹을 만큼 대중적인 식재료로, 최근 유튜브·틱톡 등의 영상에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차백도' 매장 전경. 카운터에 '매장 커뮤니티에 가입해 혜택을 받으라'는 중국어 안내문이 놓여져 있다. /김은영 기자

그러나 이날 사고가 들어간 음료는 주문할 수 없었다. 사고뿐 아니라 코코넛, 젤리 등의 토핑 재료가 떨어져서 먹을 수 없는 메뉴가 많았다. 직원은 “주문이 많은 날은 사고가 빨리 떨어진다”면서 “저기(키오스크)에서 주문해 달라”고 말했다.

키오스크로 ‘펄을 추가한 말리 라떼’를 5600원을 주고 주문했다. “펄이 없으니 10분을 기다려 달라”는 직원의 말과 달리, 대기한 지 20여분 만에 음료가 나왔다. 평일 오후였지만, 손님들의 주문은 계속됐다.

쇼츠 속 개구리알 음료... 강남 10대 홀린 중국 밀크티
차백도는 2008년 중국 청두에서 시작해 중국에 8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 1월 이곳에 해외 1호 매장을 냈다.

차백도가 인지도가 있는 중화권이나 동남아시아가 아닌, 서울 강남을 첫 진출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대상 입시학원이 밀집된 대치동은 한국의 외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10대 소비자들의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테스트베드(시험대)로 꼽힌다.

중화권 음식은 맛이 강하다는 인식과 달리, 이 브랜드는 유독 ‘건강한 맛’을 강조했다. 매장 내 홍보물에는 ‘1등급 서울우유와 동물성 크림을 쓰고, 차는 우린 후 3시간 동안만 사용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음료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엔 다시 만들어 준다고 한다.

중국 브랜드라는 걸 숨기지도 않았다.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 로고를 비롯해 메뉴판과 컵, 빨대, 홍보물 모두 중국어가 표기됐다. 또 4명의 직원은 서로 중국어로 소통했다.

그래픽=손민균

“한국서 팔아보자” 가성비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韓 상륙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라탕과 탕후루 등 맵고 단 특유의 자극적인 맛이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海底捞)를 운영하는 하이디라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18억원)보다 5배 이상 늘었다.

하이디라오는 1994년 중국 쓰촨성에서 시작된 훠궈 브랜드로 2018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국내에는 2014년 진출해 하이디라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Haidilao Holdings Pte. Ltd.가 지분 100% 가지고 있다. 명동, 강남, 홍대, 부산 등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적자 경영을 지속하던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시작된 마라탕 열풍으로 그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중국 마라탕 프랜차이즈 양궈푸(楊國福) 마라탕도 국내 진출 3년여 만인 2022년, 매출이 186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40억원의 손실을 냈던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양궈푸는 2003년 중국 하얼빈에서 첫 매장을 연 이래 전 세계에 7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강남구 역삼동을 시작으로 가산, 명동, 홍대 등 1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 중국식 찜닭을 파는 양밍위 황먼지 미판(杨銘宇黄焖鸡米饭), 마라 생선구이 찜을 파는 반티엔야오 카오위(半天妖烤鱼) 등도 전국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헤이티'. /헤이티코리아

최근에는 밀크티 브랜드들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밀크티·아이스크림 체인점 ‘미쉐빙청(蜜雪冰城·MIXUE)을 운영하는 밀설빙성주식유한공사는 2022년 흑석동 중앙대 인근에 첫 매장을 내며 한국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5개 점을 운영 중인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차백도가 고급화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미쉐빙청은 중국 현지에서 6위안(약 1100원)짜리 가성비 밀크티로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는 한 잔에 3000원 내외로 팔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중국 버블티 브랜드 ‘헤이티(喜茶·HEYTEA)’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점을 내려면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1~2년 후쯤엔 중국 외식 업체들의 국내 가맹 사업이 본격화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유행 맞지만, 가맹 사업은 신중해야
중화권 음식은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국적인 향신료와 매운맛이 어우러진 마라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며 호기심을 자아낸 탕후루와 사고 펄 밀크티 등이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기성 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중국 문화나 먹거리에 반감이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요식업 시장에서 이들 사업이 지속 가능한 업종인 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허가받은 업소 중 상호에 ‘탕후루’를 사용한 업소는 총 1681개소다. 폐업한 업소는 150개에 달했다.

업계에선 짧은 유행에 비해 가맹점이 너무나 빠르게 확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일을 꼬치에 끼워 설탕 시럽을 발라 굳힌 탕후루는 청소년 설탕 과당 섭취 및 매장 주변 쓰레기 투기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가맹 시장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해외 업체인 만큼 사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가맹사업법은 세계에서도 규제 수위가 높아 글로벌 외식 업체들이 어려워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아이템만 보면 중화권 음식의 선호도가 있는 건 맞지만, 가맹 사업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해외 업체의 경우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사업을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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