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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셰이크 루트폴라 모스크의 돔 내부에서 올려다 본 천장. 위키미디어 코먼스


옥시아나로 가는 길
로버트 바이런 지음, 민태혜 옮김 | 생각의힘 | 2만6000원

‘옥시아나’는 라틴어로 ‘옥수스강 너머의 땅’을 일컫는다. 옥수스강의 일부 구간은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이 북쪽에서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과 맞닿는 자연국경이다. ‘옥시아나로 가는 길’은 영국의 역사학도이자 여행작가가 스물여덟살이던 1933년 여름부터 10개월간 베네치아-키프로스-팔레스타인-시리아-이라크-페르시아-아프가니스탄-인도를 여행하면서 겪은 모험과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이 시기 영국과 러시아는 19세기 내내 중앙아시아 패권을 놓고 벌인 그레이트 게임에 이어 또다시 같은 지역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지은이의 여행기 대부분도 그 핵심 지역인 페르시아(1935년 이란으로 국호 변경)와 아프가니스탄에 맞춰졌다.

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셰이크 루트폴라 모스크의 중앙 정면. 위키미디어 코먼스

비잔틴과 이슬람 역사뿐 아니라 건축과 예술에 해박했던 지은이는 유럽과 전혀 다른 이슬람 문화권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스크와 궁전, 영묘들과 그곳을 장식한 조형예술들을 보며 경탄하고, 전문적 식견으로 상세히 묘사한다. “12세기 셀주크 왕조의 묘인 굼바드 이 알라비얀은 건물 외벽의 채색되지 않은 투스코 패널은 부풀리고 구멍을 뚫어 만든 식물 문양으로 풍성…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이미 눈부시다”, “이스파한의 아름다움은 부지불식간에 마음을 훔쳐간다. (…) 추상적인 패턴이 그토록 심오한 화려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전에는 전혀 몰랐다.”

지은이는 영국과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충돌을 피하려 맺은 신사협정 탓에 옥수스강에 끝내 가보지 못한 것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털어놓으며 강대국들의 위선과 이중성을 꼬집기도 한다. 뛰어난 이슬람 건축 탐방기이자, 복잡한 국제정세를 읽어내는 시대의 증언록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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