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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못한 신부전 환자 나흘 만 사망
지자체 "의료 대란과는 무관" 일축
유족 측 "내시경 인력 없어 돌아와"
의료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실 침대에 누운 환자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전북 지역에서 50대 말기 신부전 환자가 병원에서 수혈을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와 의료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연합회)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중증 환자를 돌려 보내 사망에 이르게 해놓고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대처한 병원과 지자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돼 있는 환자 단체다.

연합회에 따르면 19일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50대 말기 신부전 환자가 빈혈 증상을 보였고 수혈을 위해 익산의 한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수혈을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가 나흘 만인 23일 숨졌다. 조사에 나선 전북도는 "해당 대학병원은 위내시경 등으로 빈혈의 원인을 먼저 확인한 뒤 수혈을 할 것과, 다른 2차 병원으로 이동해 수혈받을 것 두 가지를 권했다"며 "이에 환자 측이 수혈을 받지 않고 요양병원으로 복귀한 것이고 의료대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유족과 연합회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환자가 치료받지 못한 경위를 다시 설명했다. 연합회는 "환자는 두피 외상에 따른 성형외과적 치료와 수혈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하지만 병원 측은 성형외과 치료를 거부했고 수혈 전에는 내시경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병원에 내시경을 수행할 의사가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만 언급했다"며 "2차 병원에서도 거절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면 그때 (환자를) 받아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연합회는 병원과 지자체가 사망 사고 원인을 숨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병원이 중증 환자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내시경 할 의사가 없단 이유로 환자가 쫓겨난 셈"이라며 "병원 조사를 마쳤다던 지자체는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자료에만 입각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두고 의료대란 탓이 아니라고 하면 믿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정부와 의료계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전공의 이탈과 교수 사직이 이어지고 있음에 분노한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조속히 실효적인 조치와 대안을 마련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환자 사망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북도는 "유족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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